사회·정책 교육

'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 경상남도

"아이들 스스로 밥상 차리는 게 살아있는 교육입니다"

2017-04-19 10:36:04 게재

'창의력과 협력'수업, 대입평가 핵심요소로

경남교육청, '배움중심수업'으로 교육혁신

"밥상을 차려놓고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다 먹이고 소화까지 시키는게 알찬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직접 밥상을 차리고 스스로 소화를 시키는 과정을 보면서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신윤정 경남 진명여중 교사가 자유학기제 전과 후 달라진 교실의 모습을 설명했다. 신 교사는 "토론수업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쌓이면서 교실은 시끄럽고 더러워졌다"며 "교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교실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떠들고 어지럽힌 교실을 치울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초기에는 협업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삐걱거렸다고 회상했다.

신 교사는 자유학기제 교사모임과 동아리활동에 참여했다.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 연구학교에서 주무 교사로 활동하며 학부모와 자유학기제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 강사로 활동 중이다.

17일 경남 창원대에서 열린 8회 '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가 열렸다. 창원대 종합교육관에 모인 창원지역 학부모 500여명은 변하는 교실수업과 대입제도 정책에 집중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17일 경남 창원대에서 열린 '2017 찾아가는 학부모 콘서트'에서 특강을 했다.

특강에 나선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학부모가 개인의 경험과 사교육 정보에 의존하면 자녀는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열심히'가 아니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지상주의를 내려놓고 창의적인 역량과 협력을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며 학부모들의 관심분야를 짚어냈다. 송 부사장은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어떤 직업이 안정성이 높고 유망할지가 아니라, 개인이 지닌 특성을 살려 직업과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점점 다가올 미래 사회 진로와 직업분야 변화 세계를 설명하는 강의로 빠져들었다. 송 부사장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가 등장해 고용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직업은 더 이상 돈을 버는 도구가 아니다. 인간을 중심으로 협력과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인공지능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빅 데이터로 본 우리 삶의 변화과정을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1983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면서 "음식 배달 앱이나 부동산 앱, 맥도널드 매장의 터치스크린, 페퍼 같은 로봇 점원이 생기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학부모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송 부사장은 "명확하고 정확한 일을 해내는 것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면서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패턴이 없고 매번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최대한 모호성을 갖는 직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2015 개정교육과정' 적용, 자유학기제 방향, 4차 산업혁명시대와 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2부 패널 토론에서는 자유학기제를 통한 수업의 변화, 대학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진단했다.

김경숙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문제풀이만 매달리는 자기주도성 없는 학생들은 대학에 가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학입시는 더 이상 점수경쟁이나 졸업장 획득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기주도적 관점에서 문제를 던지고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융·복합적인 사고력을 기반으로 한 창의력, 협업의 기본조건인 의사소통능력을 갖춘 학생을 미래 인재로 판단하고 대입평가에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강미경 학부모는 "아이가 자유학기제를 겪고 나서 교육시장이 변하는 것을 느꼈다. 공부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아이가 스스로 수학책을 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전벽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교실수업 변화는 친구관계나 가족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대견하고,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강임숙 경상대 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는 "책상에 엎드려 잠자는 아이가 사라졌다.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자기 역량에 맞는 협업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교실수업 개선 후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학교는 서서히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아이들을 믿고 학교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자유학기제를 겪은 아이들이 고교 진학 후 힘들어하고 수행평가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는 학부모 질문이 이어졌다. 강 교사는 "오전에 교과과정이 빡세게 돌아간다. 아이들이 잠을 잘 수가 없다. 단원이 끝날 때마다 단원평가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 학습 습관이 고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바꿔내고 있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교육부가 자유학년제를 하라고 하면 내일 당장 시행할 것이다"며 "자유학기제로 교육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함께 배우며 미래를 열어가는 민주시민' 정책을 소개했다. '배중중심의 새로운 교육' 성과와 추진방향을 소개하자 박수가 이어졌다. 경남교육청의 '배움중심의 새로운 교육' 브랜드인 '배움으로 미(美)소(疏)지(智)다(多)'를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가르침 중심수업에서 배움중심의 수업으로, 일제식 점수화 시험에서 학습자 중심의 과정중심평가로, 획일적 교사연수에서 수업나눔으로 함께 성장하는 교사문화 정착이 경남도교육의 최종 목표임을 강조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행복한 교육 환경 조성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가 직접 패널로 참여해 교실 참여수업 변화과정과 경남지역 학부모들의 관심 사항을 살폈다. 이 부총리는 자유학기제와 '2015개정교육과정'이 어떻게 함께 맞물려 가는지를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학생중심 수업, 다양한 체험활동, 문이과 통합, 진로 맞춤형 교육 등 교육 현장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육성시키겠다"고 말했다. 자녀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부모들의 고민에는 "실제 학력은 더 좋아졌다. 재미가 공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학부모 73%가 자유학년제를 희망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콘서트는 교육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 자세한 정보나 사전신청을 원하는 학부모는 홈페이지(www.educoncert.or.kr)에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