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민주평화당 '탄력'

2019-04-04 11:11:06 게재

바른미래 '정계개편 뇌관'

세대·지역·이념 법칙 확인

4.3보궐선거 결과는 소수3당의 희비를 완전히 갈랐다. 최대 수혜자는 정의당과 함께 민주평화당인 반면, 3당인 바른미래당은 당장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무엇보다 소수3당에게 남겨준 가장 큰 교훈은 지역과 세대, 이념이라는 특정기반이 없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정치현실을 다시 한 번 여실히 확인시켜 준 선거였다.

정의당은 여영국 후보가 당선됨으로 인해 노회찬 정신을 살릴 수 있게 됐다. 막판에 개표한 상남동과 사파동의 사전투표함에서 몰표가 쏟아지며 역전했다. 만약 이 투표함이 최초에 개봉됐으면 처음부터 앞서다가 맹추격 속에서 아슬하게 이기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정의당은 최대 수혜자이자 국회 운영에 있어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민주평화당과 '평화와정의의 의원모임'을 구성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정의당의 숙원인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년 총선에서의 기대치도 키웠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3석을 가져갔던 국민의당 돌풍을 재현할 수 있다는 꿈이다. 민주당과의 진보연대를 통해 지역구에서도 의미있는 숭리 자신감이 생겼다.

민주평화당도 덩달아 수혜자가 됐다. 정의당과 연합군이지만 교섭단체가 되면 국회 내 각 상임위 간사로 들어가 상당한 발언권이 생긴다.

민주평화당에게는 호남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킨 것은 가장 큰 자신감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못했지만 전북전주시에서 실시된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가볍게 이겼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이후 내리막 세로 보였던 민주평화당에게 내년 총선에서 호남기반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킬 수 있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낙제점을 받았다는 평이다. 손학규 대표가 무물다 시피 했지만 지역·세대에서 뚜렷한 지점을 보여주지 못한 바른미래당의 현실만 확인했다. 복잡한 당 내부사정이 더욱 표면화 될 가능성도 높다. 호남계와 안철수·유승민계 두 세력간에 총선 위기감이 커지면서 당의 간판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칫하면 분당위기에 정계개편 촉발의 진원지로 남았다.

정의당 승리는 바른미래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중당 뺀 불완전한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을 이긴 원동력이 중도 보수표를 잠식한 바른미래당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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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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