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5
2024
정치권이 입맛 따라 법을 지키지 않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법을 만들거나 고치는 입법부가 법을 오랜 시간 동안 준수하지 않는 ‘이율배반’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북한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해 북한인권재단의 이사 추천을 외면하면서 9년째 가동을 막아서고 있다. 대통령 친인척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후보 추천에 미온적으로 대응, 2016년 이후 작동하지 않고 있다. 모두 법을 무력화하는 일이다. 정부조직법에 직제가 있는데도 100일 이상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조차 하지 않는 것 역시 법으로 정한 대통령의 의무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윤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장관 지명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4일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여성가족부 장관을 고의로 비워두는 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대통령 직무를 심각하게 유기하는 것”이라며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만들면서 여가부를 슬쩍 해체할 꼼수는 깨길
06.04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정책에 소수정당들이 잇따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192석 연합전선’에 금이 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제시한 민생회복지원금이나 1가구 실소유자의 종합부동산세 폐지, 지구당 부활뿐만 아니라 이재명 당대표의 연임을 지원하는 당헌당규 개정 등에 소수정당의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입법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단한 연합전선 구축이 절실한 만큼 원내 부대표, 사무 부총장에게 소수정당과의 소통과 의결조율 등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21대 국회때와 달리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소수정당들과의 공조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원내든, 당차원이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원내문제는 원내 부대표, 정당간 문제에 대해서는 사무 부총장이 맡아서 소수정당들과의 소통을 통해 현안들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171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22대 국회가 문을 연 지 5일 만에 특별검사법만 5개 등록됐고 1개의 특검법이 국회 사무처에 접수됐다. 국회가 정쟁 속에 들어갈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또 특별법 제정이나 개정 법률안도 13개가 들어와 ‘일반법’과 ‘구법’을 우선하는 ‘새로운 특별법’으로 지역현안의 해법을 찾는 입법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가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5일동안 접수된 법안은 모두 99개였으며 이중 특검법은 5개였다. 전날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특검법까지 합하면 6개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고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김성태 대북송금 사건’ 관련 이화영, 김성태에 대한 검찰의 허위진술 강요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대통령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06.03
조국의 승리/전상훈 지음/깊은샘/2만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등장은 22대 총선 판도를 크게 바꿔놨다. 조 전 장관은 조국혁신당을 창당해 비례의석만 12석을 얻어냈고 호남에서는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을 넘어서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3년은 너무 길다’란 깃발을 직접 내붙여 놓고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깊은 실망과 불만을 가진 유권자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부제를 단 ‘조국의 승리’는 조 전 장관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면서 총선 지형이 크게 달라지고 민주당과 함께 ‘윤석열정권 심판’에 나선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갔다. 그리고 총선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담았다. 저자 전상훈씨는 “정치인 조국의 등장은 1985년 5.18 3주년에 즈음한 김영삼의 단식투쟁, 1985년 2.12 총선직전 김대중의 목숨을 건 귀국이 국민들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지를 증폭시킨 것에 비견되는 사건이었다”며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펼친 학익진은 민주진보진영 총선 압승의 원동력이었다”
김정숙 여사의 인도방문 논란이 국민의힘의 특검법 제출과 함께 수면위로 올라왔다. 민주당은 여당의 ‘채 해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문체부 장관 특별수행원 자격인데다 기내식에서 과도한 액수의 지출이 있었다는 부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건영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김정숙 여사 특검법 발의’와 관련해 “100% 정쟁용”이라며 “채 해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라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김정숙 여사 초청장이 없다고 난리를 치다가 대통령 기록관에서 초청장이 있다고 하니까 이제 기내식으로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기내식 비용이 6000여만 원과 관련해선 “회계 처리에 대해서 김정숙 여사가 어떻게 알겠느냐. 그걸 조사하려면 당시 실무자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법으로 갈 건 아니다”라고 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가 던진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이 반대여론에 부딪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의 입에서 나온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폐지’에 대한 여론도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찬성과 반대 입장이 박빙인 민주당 지지층 외에 조국혁신당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들에서는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나왔다. 민주당이 ‘대선용 떠보기’로 던진 ‘부자감세 축소’로의 선회가 여론 장벽에 막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수도권의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민주당이 세금같이 예민하고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문제를 툭툭 던지면 안 된다”며 “대선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해석되는 만큼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법인세 등 세수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세를 들고 나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참여연대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ARS자동응답
05.31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경기 성남 중원구, 사진)이 22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간병비 급여화 3법’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30일 내일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간병비 급여화 3법은 간병비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치료 부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며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어르신들 같은 경우 본인 부담이 1년에 최대 500만원이지만 간병비는 월 300만원, 1년이면 수 천만원이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최근 급격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 등으로 간병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간병비 부담과 고통은 ‘간병 살인’, ‘간병 자살’, ‘간병 파산’ 등의 비극으로 이어질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이 제출한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 개정안에는 요양급여와 의료급여의 대상에 ‘간병’을 포함시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 부칙을 통해 요양병원을 시작으로 요양기관과 의료급여기관의 간병비 급여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경과규정을 뒀다.
▶1면에서 이어짐. 국회의장 후보인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무엇이 국민의 권리를 높이는 일인가, 신속하고 유능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22대 국회는 그렇게 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대화하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국회법을 따라야 한다”며 “22대 국회는 민심에 답하는 시험대라는 사실을 명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모 의원은 “우 의원이 당원들이 지지하는 추미애 전 장관 대신에 국회의장후보로 뽑혔기 때문에 당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음 주인 이달 5일에 22대 국회를 개원해 국회의장 등 의장단을 뽑으면 국회의장이 기한을 정해 여야에 상임위 배정 명단 제출을 요구하겠지만 상임위 구성은 6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회법을 지켜 ‘법안소위 월 3회 이상 개최’는 당연하고 1주일에 법안소위를 2차례씩 열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일하는 국회’를 보여주
171석의 ‘거함’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하자마자 입법 속도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달 중 개원과 함께 법사위원장을 차지하는 원구성을 완료해 7월부터 입법 강행을 위한 고속도로를 확보해 놓겠다는 전략을 세워놨다. 각 상임위 법안소위만 1주일에만 2차례씩 여는 등 ‘입법 성과 내기’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8석의 여당이 막아서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가동할 경우엔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무리한 입법독주가 역풍을 불러오는 ‘독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첫 날인 전날에 제출된 법안은 모두 47개였다. 이중 민주당 등 야당이 제출한 게 31개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제출됐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의 검사·
05.30
▶1면에서 이어짐 국회의원들의 학력수준도 매우 높았다. 대학원을 졸업한 국회의원이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대학원 과정을 마친 국회의원이 157명이었고 ‘대학원 수료’ 학력 소지자는 29명이었다. 21대 국회에서도 대학원을 졸업한 국회의원이 158명, 수료한 국회의원이 24명이었다. 대졸자는 21대 110명에서 22대엔 113명으로 증가했다. 22대 국회의원을 성별로 보면 여성 국회의원 수는 60명으로 21대 국회때의 57명보다 3명 늘었다. 비율로는 19%에서 20%로 1%p 상승했다. ‘남성 과다대표’ 현상이 강하게 유지됐다. 유권자 비율은 여성이 50.5%로 남성(49.5%)보다 높은 것과 크게 구별되는 대목이다. 직업별로 보면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제외한 업종에서 가장 많은 게 법조인이다.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법조인만 61명(20.3%)으로 4년 전 46명(15.3%)보다 15명(5.0%) 늘었다. 역대 최대규모다. 초선 법조인 역시 21명에서 23명으로 증
4년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가 ‘국민’과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대 국회의원들의 보유재산이 21대 국회의원에 비해 50%이상 늘어나 국민 평균을 크게 웃돈 데다 대학원을 졸업한 비율이 50%를 넘겼다.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유권자 비중을 뛰어넘은 반면 40세 미만 청년층은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액자산, 고령, 고학력자의 ‘과다대표’ 현상이 뚜렷한 셈이다. 또 법조인 출신이 전체 국회의원의 20%를 넘어서는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여성 의원 비중은 겨우 20%를 기록하면서 ‘여성 과소대표’를 유지했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300명 중 60대가 100명, 70세이상이 6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33.3%, 2.0%다. 60세이상이 106명, 35.3%에 달하는 셈이다. 21대 국회의원(당선인 기준) 중 60세이상은 72명으로 24.0%였다. 60대는 69명으로 23.
시지프스가 힘겹게 밀어올렸지만 바로 제자리로 돌아온 바위처럼 ‘연금개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올리는 데까지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에 대한 격차는 좁히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안(소득대체율 44%) 수용’ 카드를 던지며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했다. 이 대표의 승부수가 나오자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한수’를 기다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대답은 ‘거부’였다. 대통령실은 “연금개혁은 청년세대에게 물어봐야 하는 문제”라거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수개혁(보험료율, 소득대체율)을 먼저하고 구조개혁은 22대 국회에서 하자는 ‘2단계 개혁안’ 역시 “구조개혁까지 한꺼번에 해야 한다”는 논리로 걷어찼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조차 모수개혁이라도 해야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다고 했지만 대통령실은 요지부동이었다. 왜 그랬을까.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주도권 경
05.29
‘당원의 힘’이 급부상했다. 강성 지지층들이 정당 안으로 들어가 정당 정책과 전략, 입법뿐만 아니라 당직, 공천에 이어 국회의장, 원내대표 선출에 까지 관여할 태세다. 강성지지층의 강해진 목소리에 국회의원과 정당이 따라가는 모습이다. ‘해 보니까 되더라’는 효용감은 강성 지지층의 행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부채질했다. 팬덤정치로 깊이 빠져들어가는 ‘악순환’은 정치 양극화를 극대화해 타협의 여지를 점점 희박하게 만들고 있다. 절대과반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를 ‘당원 민주주의’를 반영해 운영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거 등에서 당원 비중을 100%로 늘려놨다. 제어되지 않은 팬덤정치는 혐오를 부추기고 정치를 전쟁터로 만들 수 있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온다. 29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정당의 정책이나 입법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국회의장 등 국회의원들만의 권한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과거와 같은 틀로 해석하고 유지하는 게 아니라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1면에서 이어짐 국회 미래연구원은 보좌진이 말하는 ‘유권자’를 ‘열성 지지자 혹은 정당 활동가’라고 지목했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들은 정당의 열성 지지자들과 정당 활동가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치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공직후보자 공천과정에서도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정치인들도 열성 지지자들의 요구사항에 민감하게 반응할 유인이 있다”고 했다. 소수의 강성지지층들이 과다대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 엘리트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는 39.7%가 ‘팬덤정치의 확산과 정당 내부의 다양성 쇠퇴’를 들었다. 강성 지지층에 의해 움직이는 정치 환경이 상대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경향을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0월 31일~11월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국민의힘, 민주당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어본 결과 비호감 비율이 각각
05.28
국회의원과 국민의 간극이 더 멀어졌다. 국회의원들이 너무 바쁘다. 의원들을 가장 숨가쁘게 만드는 건 입범활동이 아니라 당직과 당내 특위다. 지역구 행사도 챙겨야 하고 의원 연구단체 활동도 무시할 수 없다. 입법활동은 우선순위에 밀렸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의 핵심 업무로 알려진 ‘입법 심사’에는 시간을 내는 데 인색했다. 한 달에 3회 이상 법안을 심사하기로 법안에 명문화한 스스로의 약속은 전혀 지키지지 않았고 당원과 지역구민들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국민청원 5만명’의 목소리는 외면했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4년간 17개 상임위원회의 28개 법안소위는 모두 830번 열렸다. 법안소위별 평균 29.6번 개최됐다. 1년에 7.4번, 한 달에 0.6번의 법안소위가 열려 법안을 심사한 셈이다. 이는 국회법 위반이다. 민생을 외면한 정쟁으로 불거진 불신을 깨기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집어넣은 조항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국회법 57조
▶1면에서 이어짐 국민들이 ‘의원 소개’와 ‘30일 동안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제출한 국민청원 역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지난 4년간 청원은 193개가 들어왔다. 이 중에서 ‘30일 5만명’ 기준을 뛰어넘은 국민동의청원은 106개였다. 17개 상임위에서 4년간 연 청원소위는 11번뿐이었다. 청원소위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은 상임위가 운영위, 법사위, 정무위, 과방위, 행안위, 농해수위, 정보위, 여가위 등 8개에 달했다. 전체 상임위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기재위, 교육위, 국방위, 산업위, 복지위, 환노위, 국토위가 4년간 연 청원소위는 단 한 번에 지나지 않았다. 외통위, 문체위가 2번씩 연 게 가장 많이 개최한 기록일 정도다. 국회법에서는 청원이 회부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도록 원칙을 정해 놨다. 그러고는 60일 범위에서 한 차례만 국회의장에게 심사기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단서조항을 악용했다. “‘장기간
원외정당으로 추락한 정의당의 권리당원이 1만5000명대로 쪼그라든 가운데 권영국 변호사가 새로운 당대표직을 맡기로 했다. 28일 정의당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틀간 치러진 새 지도부 선출 투표에서 총 선거권자가 1만5042명이었다. 투표자 수는 4408명으로 최종 투표율은 29.3%에 그쳤다. 4개월간 당비를 내는 유권자수가 1만5000명대로 떨어지고 당대표선거 투표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정의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주요한 대목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총 선거권자인 유권자수는 2017년 7월 4기 전국동시당직선거때 2만969명에서 2019년 7월엔 3만213명까지 늘었다가 2020년 10월 6기 당대표 결선투표땐 2만6578명으로 줄었다. 2021년 3월에는 2만3317명으로 감소하더니 2022년부터는 2만명대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대표를 뽑는 선거의 투표율도 2017년 61.89%에서 2019년엔 64.56%로 올랐지만 2020년 51.12%, 2021
김진표 국회의장은 28일 “21대 국회의 임기종료를 하루 앞둔 지금, 적대적 대결 정치와 정치양극화가 팽배해진 정치풍토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개최한 76주년 개원기념식의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부디 새롭게 시작될 22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살아 숨 쉬는 국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진정한 의회주의의 시대를 열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국회 개원은 1948년 5월 31일이며 여야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원구성이 안 된 탓에 개원기념식을 제때에 열기 어렵다고 보고 앞당겨 개최했다는 게 국회 사무처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대한민국 국회는 임시의정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며 “임시의정원이 제정한 임시헌장 제2조에는‘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의하여 이를 통치함’이라고 명
05.27
21대 국회 4년간 국회에서 거대양당의 반목은 더욱 극단화됐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졌고 비난과 ‘내로남불’ 비판이 이어졌다. 국회 밖에서 여야 의원들이 겸상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보좌진간 교류도 끊어진 지 오래다. 국회 상임위, 본회의장에서는 노골적인 비아냥과 모욕이 이어졌고 이는 회의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여야 지도부가 아침마다 쏟아내는 ‘모두발언’은 서로 헐뜯고 깎아내리는 경연장으로 전락했다. ‘친윤’ ‘친명’ 단일체제의 강고함과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팬덤 정치’는 ‘정치’가 설 자리를 없애 버렸다. 27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017년 탄핵과 2019년 패스트트랙을 거치면서 여야간 반목의 골이 깊어졌다”며 “이는 2020년부터 시작한 21대 국회 4년 내내 더욱 가파르게 확산됐다”고 했다.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려면 공식적인 만남 이외에도 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서로의 입장과 상황, 고민을 나누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1면에서 이어짐 여야의 협치는 부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2018년 8월에 이뤄진 여야 5당 원내대표간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단 한차례 만나고는 끝났다. 윤석열정부 들어 한덕수 국무총리가 여야정실무협의체나 여야정협의체 사무국 구성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여야는 서로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정민생협의체 요구(2021년)나 윤석열 대통령의 여야정협의체 논의(2024년)에 대해 민주당은 국면전환용으로 보고 사실상 거부했다. 신뢰가 사라진 빈 자리는 팬덤이 채웠다. ‘친윤(친윤석열)’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강고화하는 데 주력한 거대양당은 결국 ‘강성 지지층의 굴레’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강성 지지층의 놀이터로 불리는 유튜브와 함께 팬덤 정치에 빠져 든 모습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21대 국회를 돌아보면 진영정치, 팬덤정치의 폐해가 더욱 커졌다”며 “근본 원인은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와 대통령 5년 단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