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장보고대상-대통령상│충청남도
해양쓰레기 관리 단계별로 확 바꿨다
발생량 5%↓, 수거 5%↑
올해 UN 공공행정상 수상
지난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국내 역사상 최악의 유류 유출사고가 일어났다. 삼성중공업 크레인 부선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했고 원유 1만2547㎘가 쏟아져 나왔다. 원유는 충남 서해안 전체를 죽음의 바다로 바꾸어 놓았다. 온 국민이 나서 오염제거에 나섰지만 후유증은 오래갔다. 태안 앞바다 유류 유출사고는 충남도의 해양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계기였다.
◆2019년 해양쓰레기 줄이기 원년 선언 = 충남도는 해양환경 개선에 나섰다. 첫 결과물이 2015년 내놓은 '깨끗한 해양환경 만들기 계획'이다. 2019년 해양쓰레기 줄이기 원년을 선언한 후 2020년 4월엔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깨끗한 해양환경 만들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매년 해양쓰레기 발생량 5%를 줄이고 수거량은 5%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리주기는 '발생예방-수거·보관-운반·처리' 3단계로 구분하고 22개 주요 과제를 중점 추진한다.
우선 '발생예방' 단계에선 '해양쓰레기 유입 차단시설 설치'와 '지역 해양환경교육센터 운영·확대'가 중심이다. 해양쓰레기 유입 차단시설은 육상에서 흘러들어오는 생활폐기물 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전 방지하는 시설이다. 금강 지류인 부여군 금천과 서천군 길산천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해양환경교육센터는 해양환경·생태계 보존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해양환경에 대한 주민의식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와 바닷가인 서산·태안·서천에 위치해 있다.
'수거·보관' 단계에선 '해양쓰레기 제로화'와 '해양쓰레기 관리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다. '해양쓰레기 제로화'를 위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해양쓰레기 분포현황을 조사하고 지도에 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양쓰레기 일제정리를 실시해 2024년부터는 해양쓰레기 현존량을 감소세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수욕장 모래 속에 숨겨진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해수욕장 샌드클리너를 보급하고 있고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자동으로 수거하는 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수거된 해양쓰레기 보관을 위해 이동식 집하장도 93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운반·처리' 단계에선 '도서지역 해양쓰레기 전용운반선 건조'와 '광역 해양자원 순환센터(전처리시설) 건립'이 주축사업이다. 충남도는 내년 운항을 목표로 해양쓰레기 전용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섬지역 해양쓰레기 수거·처리를 신속히 하면 섬 정주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까지 광역 해양자원 순환센터도 건립하기로 했다. 염분 뻘 등이 포함돼 폐기물 처리업체가 기피하던 해양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고, 처리예산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수욕장 방역, 갯벌보전에도 앞장 = 이 같은 정책은 주민이 함께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동 부유 해양쓰레기 수거장치' 개발에도 해안 주변 주민들로 구성된 '스스로해결단'의 활동이 컸다.
특히 주민 참여를 고려한 해양환경 개선사업은 눈에 띈다. 조깅과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결합한 플로깅 운동에서 착안,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카약 등 레저활동을 하면서 접근이 어려운 해안쓰레기를 수거하는 '해양플라스틱 사냥대회', 섬 생태 탐사대와 함께 하는 섬 연안정화활동, OP국제평화재단 등과 함께 하는 해수욕장 정화활동, 세계적인 환경미술작가 마크 디온과 함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이를 미술작품으로 제작해 전시하는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은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13일 '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2021년 UN 공공행정상을 수상했고 해양수산부가 7월 실시한 '지역 해양쓰레기 관리역량 평가'에선 올해 충남 서천군이 1위, 충남 태안군이 2위를 석권했다.
충남도는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몰려드는 해수욕장에 대한 방역관리에도 선도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방문객 체온스티커를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등에서 운영했다. 신체에 부착한 체온스티커는 체온이 올라가면 색깔이 변해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8월에는 충남 서천갯벌이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성과도 이뤘다. 한국의 갯벌이 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필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충남도는 1242㎞의 긴 리아스식 해안과 33개의 아름다운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해양수산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선 깨끗한 해양환경 보전이 필수라고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충남도는 앞으로도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할 것"이라며 "이웃 지방정부, 국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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