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빠져나가 … 가슴 쓸어내린 한반도

2022-09-06 11:31:29 게재

사망1·실종1·대피자 3500여명

오전 9시 항공·철도 정상운항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예상보다는 빠른 6일 오전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울산에서 2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포항에서는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태풍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크진 않았지만 호우·강풍으로 인해 한반도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서 불 |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남부를 지나는 시간에 발생한 것이어서 태풍과의 관련성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까지 접수된 인명피해는 사망 1명, 실종자 1명이다. 경북 포항에서 7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날 오전 7시 57분쯤 포항 남구 오천읍 도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1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 여성은 남편과 함께 걸어서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날 오전 1시쯤 울산 울주군의 한 하천에서는 25세 남성 1명이 물놀이를 하다 실종됐다.

태풍을 피해 대피한 주민은 2661세대 3463명에 이른다. 경남에서 1687세대 2224명, 부산에서 269세대 366명이 비를 피해 대피했다. 전남에서도 503세대 614명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시설과 농작물 피해도 적지 않았다. 최대 1000㎜까지 비가 내린 제주에서는 주택 2채와 상가 1동이 침수됐다. 어선 1척이 전복됐고 차량 2대도 물에 잠겼다. 가을철 수확을 앞둔 당근(120㏊)과 마늘(100㏊) 감자·비트(60㏊) 등 280㏊의 밭작물이 물에 잠겼다. 태풍이 지나간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 지자체들에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와 경남, 부산·울산, 광주·전남, 경기북부 등 전국에서 모두 44건의 정전 사고가 발생, 2만334호가 피해를 입었다. 경북 포항과 경주 형산강 일대에는 오전 6시 10분과 20분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도심과 농경지도 상당수 물에 잠겨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이날 오전 9시부터 국내선 항공기가 정상 운항을 시작하는 등 끊겼던 교통편이 정상화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선 기준 김포국제공항은 오전 9시부터 출발·도착 총 181편(출발 기준 100편)이 정상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도 오전 10시부터 운항을 개시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중지·조정했던 열차 운행을 오전 9시부터 재개해 단계적으로 정상화됐다.

한편 이날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를 빠져나간 태풍 힌남노는 7일 자정 정도 일본 삿포로 북서쪽 약 400㎞ 부근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날이 흐리다가 6일 오후부터 차차 맑아질 걸로 예보됐다. 7~8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 7일과 8일 아침 기온은 평년보다 조금 낮겠고,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힌남노가 6일 오전 6시 행정구역상 부산 기장군인 부산 동북동쪽 10㎞ 지점을 지날 때 이동속도가 시속 52㎞였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5hPa(헥토파스칼)과 40㎧(시속 144㎞)로 강도는 '강'을 유지했다. 태풍이 중위도까지 올라와 상륙까지 한 뒤에도 이 정도 세력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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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김아영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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