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사후관리·안전 긴장 늦출 수 없어"

2022-09-06 11:15:37 게재

용산서 집무실-벙커 오가며 철야, 4차례 회의

윤 "피해 심각 현장, 총리·행안부장관과 방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간 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은 사후 관리나 안전 대책에 긴장을 늦츨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고삐를 조였다.

기상청장으로부터 화상 보고 받는 윤석열 대통령 ㅣ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관련 제주 현지 CCTV 영상을 통해 태풍 상륙 상황을 지켜보며 유희동 기상청장으로부터 화상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6일 오전 8시 10분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간밤에) 지자체와 소방청, 경찰이 다 동원돼서 주민 대피는 적시에 이뤄졌다. 주민들께서 잘 협조해주셔서 위험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위험지역 이동통제도 큰 문제 없이 이뤄진 것 같고 이제 구조물에 대한 안전점검, 산사태, 바람 세기라든지, 강우량은 잦아들었는데 지반이 집중호우에 취약해졌을 수 있다"며 "오늘 내일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 예측불허였다.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서울 강북엔 거의 비가 안 오고, 강남 몇개 지역에 집중적으로 하룻밤에 시간당 140㎜까지 왔는데 그건 예측 불허였다"며 "특정 지역에 게릴라식으로 내리는 집중호우는 우리 재난 대응 인프라가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구분했다. 그는 "(힌남노는) 다른 작은 태풍들을 먹어가면서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대비를 잘하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현장에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심각한 데는 저와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을 좀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 일단 상황을 좀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태풍 상륙을 앞둔 5일부터 6일 오전까지 용산 대통령실을 떠나지 않고 철야 근무하며 수시로 각지의 피해 및 대응상황을 파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5일 밤 9시 반 집무실에서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밤 11시 40분부터 위기관리센터에서 제주 현지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통해 태풍 상륙 상황을 지켜보며 힌남노의 진로와 풍속 등을 기상청장에게 화상으로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 기동부대와 지자체의 협조를 통한 취약지대 순찰강화를 지시했고 이 장관은 심야 재난문자 발송으로 위험상황 실시간 안내조치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태풍의 중심이 거제에 상륙하던 6일 새벽 5시에도 벙커를 찾아 30분 동안 태풍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통영과 창원, 부산 등 해안 피해상황을 실시간 영상을 통해 확인한 뒤 참모들에게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태풍이 포항을 벗어나 동해쪽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6일 오전 7시 30분에 다시 벙커에서 회의를 열고 바닷물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와 겹쳐서 하천 범람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회의 후 기자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주민이 한 분이라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정부가 한발 앞서서 신속하게 나서 달라, 주민 안전에 더욱 몰입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산사태 위험 지역에는 연세 드신 분들의 대피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구조·구급 관계자 분들께서는 이분들을 직접 모셔갈 수 있을 정도의 이번 태세 대비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예정된 국무회의는 연기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각 국무위원들도 지금 회의 소집보다는 소관 부처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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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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