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
2024
2021년 상반기 3000을 돌파했던 코스피(KOSPI)가 그해 6월 3316까지 오르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 9월에는 2135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코스피는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도 3000을 밑돈다.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세계 주가지수(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는 평균 8.1%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가 18.1%,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15.0%, 미국 나스닥 지수가 11.5% 올랐다. 그러나 코스피는 0.7% 하락했다. 코스피는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저평가됐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명목 GDP를 반영하면서 그 이상으로 상승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2023년 명목 GDP는 연평균 5.7% 성장했고 코스피는 같은 기간 연평균 7.4% 상승했다. 올해 명목 GDP는 4%(실질 GDP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연말 적정 코스피는 3174 정도다.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05.31
인공지능 분야는 빠른 속력으로 새로운 기능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고 그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듯하다.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이 분야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애플 등 거대 IT 기업들의 무대였다. 그런데 어느새 오픈AI(비록 마이크로소프트와 자본이 긴밀히 연결돼 있긴 하지만), 앤트로픽(아마존의 큰 투자를 받은), 미스트랄AI와 같은 신생 기업들이 더욱 큰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인공지능 산업, 조만간 청구서 받는다 그런데 많은 일반인들이 놓치고 있는 기류가 점차 이 분야에 다가오고 있다. 바로 ‘청구서’다. 인공지능은 이 분야가 태동된 1956년 ‘다트머스 회의’ 이후 지금까지 대중과 언론이 매우 큰 관심을 가지는 기술 분야다. 그리고 화려하고 놀라운 데모로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 그동안 투자한 금액에 대한 대가를 보여달라는 청구서가 날아오면 갑작스레 연구비와 투자가 얼어붙는 겨울을 경험했다. 그동안 여러번 이런 사이클을 보여왔다. 가장 최근
05.24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 파워를 이용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해왔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가 이머징국가로 흘러 들어가면서 해당국가의 경제가 성장하고 자산가격도 상승한다. 반대로 미국에서 금리를 올리면 해외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던 달러가 다시 안전자산인 미국내 국채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이머징국가 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자산시장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시장은 점점 하락하게 되고 시장 공포는 더 커진다. 자산가격은 한없이 추락한다. 이때 미국의 블랙록과 같은 자산운용사들은 방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의 곳곳에서 크게 다운시킨 저렴한 가격으로 포식자처럼 핵심자산들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이런 논리에 맞춰 현재의 세계경제 흐름을 한번 짚어보고 미국이 왜 금리를 내리지 않는지 보자. 다른 나라 경제사정 고려 않는 연준 미국은 코로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제한 돈을 풀기 시작한다. 2020년 3월 6일부터 2021년 3월 11일까지 거의 6조달러에 가까운 돈을 풀었
05.17
5월 15일 투자자들이 기다리던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다. 3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3.5% 올라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금리인하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미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이 보다 강화돼 올해 금리인하가 어려울지 모른다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3월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4월 수치가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미국 CPI에 대한 높은 관심은 물가지표가 경기과열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나 식품을 제외하고 계산되는데 계절요인이나 공급측면 요인을 뺀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을 측정하는 지표다. 근원 CPI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소비지출을 늘려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지표는 현재의 경제여건이나 경기과열 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에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 근거지표로 사용된다. 미국의 경우 4월 근원 CPI는 헤드라인 CPI 3.4%보다 높
05.10
2024년 5월 8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의회 입법추진 시민모임 출범식’과 ‘시민의회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시민의회(The Citizens’ Assembly)는 지난 20년 간 민주주의 혁신을 위한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집되었다. 2004년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주에서의 선거법 개정 시민의회 개최를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시민의회는 서유럽과 북미주, 호주 뉴질랜드 등 서방권의 거의 모든 국가뿐 아니라 아시아(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와 남미(브라질 칠레 페루 멕시코 콜롬비아 파나마 등) 여러 나라에서도 개최된 바 있다. 그동안 다루어진 시민의회의 의제는 선거법 개정, 헌법개정, 기후위기 대응, 과학기술 정책, 교육 정책, 의료보건 정책, 주요 외교정책 등 매우 광범하다. 시민의회의 이론적 원리는 ‘민주적 대표성의 확장’과 ‘민주적 토론의 강화’다. ‘시민참여의 혁신’과 ‘심의민주주의의 물결’은 국제적인 시민의회 정치현상을 지칭하는
05.03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 직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존의 국정 방향과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4.22)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질서의 중심에 우뚝 서있다고 평가하면서 △최초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한미동맹의 ‘핵 기반 동맹’ 격상 △한일관계 정상화, 새로운 단계로의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을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의 성과로 꼽았다. 글로벌 중추국가는 윤석열정부가 내건 120대 국정과제의 외교안보 분야 목표로서 지난해 6월에 발간된 ‘윤석열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의 핵심개념이다. 중추(pivot)란 말은 20세기 초 지정학자 매킨더가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 state)는 ‘국제정치의 질서에서 국가 간 세력 분배와 안정성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국가’로 정의된다. 흔들리는 글로벌 중추국가론 윤 대통령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현 정부가 국가안보전략의 목표로
04.26
미국 주도의 동아시아 동맹체제가 빠른 속도로 개편되고 있다. 우선, 미국이 유지해온 양자동맹이 심화·발전되고 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4월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동맹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태평양지역뿐 아니라 전 지구, 우주개발로 동맹의 범위를 넓히고 군사협력은 물론 경제와 기술, 환경과 개발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었다. 기시다 총리는 세계질서의 미래를 위해 미국의 리더십이 필수불가결하며 일본은 미국과 짐을 나누어지겠다고 천명했다. 둘째, 미국의 동맹 파트너들간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방문 중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열고 미래 지역질서를 위한 공통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마르코스는 3국간 협력이 “편의 때문이 아니라 민주주의, 좋은 거버넌스, 법치에 대한 깊은 존중으로 연결된 3국간의 관계 심화와 견고한 협력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태평양으로 연결된 해양국가들간의 필연적
04.19
4.19혁명 기념일인 4월 19일은 필자와 같은 생명과학자에게는 진화론의 찰스 다윈의 기일이어서 의미가 더 깊다. 오늘,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과학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본다. 특히 지금은 R&D 예산 삭감과 의대 증원이라는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과학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때다. R&D 예산 삭감, 의대 증원이라는 원투 펀치에 크게 흔들리고 있는 과학계이지만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신뢰 깨고도 사과조차 없는 정부 정부 R&D 예산 삭감안 발표로 가장 타격을 받았고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것은 정부와 과학기술자 간 신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의 기반이 신뢰라고 볼 때 책임 있는 누군가가 한번은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필자는 한시간 이상의 길을 운전해서 출퇴근하는데 그동안 라디오를 듣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다. 채널을 일일이 옮길 수 없으니 광고도 자주 듣게 된다. 의대 증원 문제 때문인지 한동안 보건복지
04.12
이번 총선에서는 정당을 보고 투표 결정을 한 유권자들이 다수였다. 선거 직전 민주당 김준혁과 양문석 후보의 자질 논란이 거셌지만 결국 당선됐다. 반면 민주당을 탈당한 현직의원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개혁신당의 조응천 의원(13.2%),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설 훈 의원(6.2%)과 홍영표 의원(8.3%) 등은 현직으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모두 2등조차 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도태우(15.9%) 장예찬(9.2%) 후보 역시 득표 결과는 민망한 수준이다. 유권자들이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 평가보다 현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무게를 두었고 이에 위기를 느낀 영남권 보수의 집결이 선거를 결정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패배의 의미는 최근 선거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득표가 우세했던 선거구들 가운데 44개에서 국민의힘이 패했다.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2배 이상 승리했던 결
04.05
최근 단기금리인 국고채 1년물 수익률이 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2023년 12월에서 2024년 3월까지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이 평균 3.40%로 기준금리(3.50%)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2000년 10월 국고채 10년이 발행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리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기준금리가 하락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그 괴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변동을 설명 우선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10년 통계를 분석해보면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이 기준금리에 4개월 정도 선행(상관계수 0.88)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관계 분석을 해봐도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일방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시장금리가 하락(상승)하면 뒤따라 기준금리도 인하(인상)되었다는 의미다. 물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그 뒤에 시장금리가 한단계 더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국고채 1
03.29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전세계적 고물가 추세는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생산 및 고용 등 공급측면으로부터의 원활한 경기회복을 방해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1970년대 석유파동 시기 이후 전례 없던 고물가시대가 나타난 것은 팬데믹 경기침체 대응과정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그 외에도 국제적 에너지 수급 차질,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가격 상승, 경제심리 회복에 따른 수요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다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수준대로 떨어지며 안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한국도 2022년 중반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6.3%를 정점으로 물가상승 속도가 완만해지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추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인한 유가, 농산물 및 원자재의 수급 불안정, 기대인플레
03.22
3월 5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양회가 열렸다. 나온 결과로 볼 때 올해 전반적인 정책방향은 바로 2023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제시된 ‘이진촉온(以進促穩)’ ‘선립후파(先立後破)’ ‘온중구진(穩中求進)’이다. 먼저 ‘성장을 통해 안정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이진촉온’ 정책기조의 배경은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갈등이다. 트럼프정부에서 내세운 ‘미국우선주의’를 필두로 지금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은 경제안보를 자국 정책의 우선순위로 잡고 있다. 이는 미국정부가 중국 견제 차원에서 제기한 전략 마련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많은 중국기업들이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세계시장 진출이 어려워졌고 해외기술 도입을 통한 발전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중국정부도 선도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초격차 발전을 통한 경제적 안정을 하루빨리 실현해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의 자립성을 높이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번 양회에서는 ‘신질(新質)생산력’이라는 표현으로 이
03.15
선거민주주의 수준의 평가 기준으로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게 꼽힌다. 선거 절차가 투명하고 경쟁이 공정하게 관리되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이번 공천에서 국민의힘은 동일지역구에 출마한 3선 이상 의원은 득표의 15%를 감산하며 여기에 더해 교체지수가 하위 10% 이하면 컷오프, 10~30%이면 득표의 20%를 감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컷오프 없이 하위 10%로 평가된 의원은 득표수의 30%, 하위 10~20%에 대해서는 20%를 감산했다. 민주당에서는 다선의원에 대한 페널티 문제를 논의는 했지만 채택하지 않았다.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 강화에 공천 활용 우선 다선의원 페널티 조항은 공정한지 그리고 바람직한지 살펴본다. 다선의원에게 불리한 규정이 도입된 이유는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이다. 선거철을 맞아 정당들은 잘못된 정치문제를 기성정치인들에 의한 구태 탓으로 돌리고, 해결책으로 정치신인을 충원하면 마치 새 정치가 실현될 것처럼 착시를 제공한 것이다. 불행히도 정
03.08
11월 5일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인 트럼프와 바이든 간 대결로 귀결되고 있다. 변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통상 2월 말과 3월 초 사이에 진행되는 슈퍼 화요일 예비선거에서 압승한 후보가 최종후보로 등극한 예외없는 전례를 고려할 때 양자 간 격돌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시간으로 지난 5일(화요일) 15개 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에 진행된 민주당과 공화당 당내 경선에서 두 후보는 압승을 거뒀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임하는 건 일종의 관례가 되었고 어차피 민주당의 다른 후보는 아예 가시권에 없었다는 점에서 바이든의 승리는 전혀 예외적이지 않다. 버몬트주를 제외한 14개 주에서 압승한 트럼프 역시 최종 공화당 대선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99%다. 더구나 멀찌감치 2등을 유지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한국시간으로 6일(수) 밤 늦은 시간 공화당 경선을 포기한다고 공식선언했다. 헤일리의 경선중단 선언은 몇가지 대목에서 정교한 해석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재기를 도
02.23
2월 16일,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발니의 죽음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는 비난 성명을 내놓았다. 이 사건은 ‘역사상 가장 큰 선거의 해’인 2024년의 출발부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올해 60개가 넘는 나라에서 선거가 있고(https://www.ndi.org/elections-calendar), 80억 세계 인구 가운데 40억명 이상이 참여한다. 세계 인구 1위부터 10위 국가들 가운데 중국과 나이지리아를 제외한 8개 나라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심상치 않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 나발니는 40대 러시아 정치인으로 푸틴 대통령의 오랜 정적이었다. 2013년 공직선거에 처음 출마해 낙선한 뒤로 수차례 기소당하고 재판을 받으며 공직선거 출마자격조차 박탈당한 채 정치활동을 이어왔다. 2019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다 러시아 선관위로부터 출마자격을 제한받고 불출마
02.16
2010년대 중후반에 크게 유행하던 인공지능(AI) 관련 트렌드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2023년(정확히는 2022년 말) 갑작스레 챗GPT가 등장하면서 또다시 AI가 전세계적으로 난리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한 조직이나 개인은 망할 거라는 전망도 많고 이로 인한 공포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AI의 미래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지가 두렵다면 AI의 본질을 차분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은 ‘주어진 입력에 대해서 출력’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즉 우리가 중고등학교 수학에서 배웠던 바로 그 y=f(x)로 표현되는 ‘함수’ 구조인 것이다. ‘먼저 입력이 주어지면 그에 대한 해답을 출력한다’라는 방식은 최신 AI 기술로 여겨지는 챗GPT에서도 변함이 없다. 챗GPT에서는 입력이 ‘인간의 언어인 문장’이고 이에 대한 출력값도 ‘인간의 언어인 문장’이다. 물론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은 입출력값으로 ‘인간의 언어인 문장’ 외에도 각종
02.02
2024년은 선거의 해다. 그중에서 동북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만 선거가 1월 13일에 치러졌다. 결과는 예상대로 친미·반중 성향의 집권당 후보 라이칭더(賴淸德)가 당선됐다. 대만 대선의 의미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평화통일의 길 갈수록 멀어져 첫째, 집권 민진당 3기의 지지기반이 많이 약화됐다. 2020년 선거는 민진당이 절대다수(57.13%)를 차지해 대만 민심을 대표했다고 할 수 있지만, 2024년 민진당의 득표율은 40.05%로 나머지 60%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는 지난 8년 동안 대만 국민 상당수가 민진당에 불만을 품게 됐으며 ‘민진당 교체’가 실제 주류 민심임을 보여준다. 둘째, 입법원 선거에서 국민당이 다시 최대 정당이 되었다. 물론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당은 주로 지역 의석을 확보해 입법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이는 국민이 국민당에게 집권 민진당을 견제하고 감독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권한을 부
01.26
김영익 ESG경제연구소 소장,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단기순환 측면에서 경기확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 측면에서 보면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제주체 내에서 차별화는 더 심화하고 자산가격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다. 현재 경기확장 진입 초기일 듯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1972년 3월에서 2020년 5월까지 11번의 순환을 겪었다. 평균 순
01.19
조용균 가천대길병원 내과 교수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으뜸항은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내용으로 알려져 있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의술을 행할 때 나의 능력 안에서(according to my ability and judgement) 환자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겠노라'이다(Corpus Hippocraticum). 이 선언은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2500년 전에는 매우 낯설
01.12
김상준 경희대 교수,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 저자 연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조선반도) 두 개의 국가론'이 보도된 이후 주변 지인들로부터 "당신 책 읽은 것 아닌가"라는 농반진반의 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2019년 출간한 필자의 '코리아 양국체제'를 말한다. 그의 '두 국가 발언'은 지난 연말(12월 26~30일) 조선노동당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