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9
2023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 물리학 1926년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오펜하이머가 디랙을 만났을 때는 양자역학이 막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디랙은 특수상대론과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슈뢰딩거방정식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고, 마침내 '전자의 양자 이론'이란 논문을 1928년에 발표한다. 디랙방정식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디랙방정식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입자가 음의 에너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08.22
김 준 충남대 교수 생명시스템과학대학 mRNA 기반 암 백신 개발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암 백신은 암이 애초에 생기지 않도록 한다기보다는, 암 수술 후 재발과 사망 위험성을 낮춰 환자의 상태를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 유명한 머크와 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한 모더나가 힘을 합쳐 임상 중인 흑색종 대상 암 백신이 대표적이다. 해당 암 백신은 이미 임상 2상 시험에서 재발이나
08.08
오늘날 인류가 누리는 문명은 '전기문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우리의 일상은 전기와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들다. 전기문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인 도체와 그렇지 않은 부도체
08.01
최진희 서울시립대 교수 환경독성학 유럽연합(EU)은 화학물질로부터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화학물질규제법인 리치(REACH)를 발효 중이다. REACH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화학물질들은 EU 영내에서 생산과 유통이 제한된다. 올해 초 유럽화학물질청은 REACH에 따라 규제를 준비 중인 수만종의 제한물질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리스트 중 가장 관심을 받는 물질은 과불화화합물(PFAS)이다. 유럽화학물질청의 검토와 의견수
07.25
요즘 우리나라 TV 드라마는 회귀물이 대세인 듯하다. 흙수저 주인공이 경제부흥기 재벌집 손자로 깨어나거나,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시점으로 가서 사건을 바로잡는가 하면, 심지어 구미호가 일제 강점기
07.18
중요한 의사결정시 우리는 얼마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적어도 성인이라면 다른 외부 요인들의 방해나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이는 다른 누구
07.11
지난 세기 동안 코닥은 사진산업을 대표하는 회사였다. 코닥의 역사는 조지 이스트먼(George Eastman)이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후 상품화시킨 1888년부터 시작한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07.04
김기명 전 호남대 교수, 식품공학 아이돌처럼 새로운 식품은 마트에 중심을 버젓이 차지하다가 새로운 제품에 밀려나길 반복하면서 명멸한다. 신제품을 개발한 경험이 있었다. 팀 내외에서 협업과 줄다리기를 반복하고 이론과 실제가 충돌하면서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과연 대기업은 어떤 루틴으로 식품을 개발할까? 식품업계에서 독보적인 스타 상품을 배출한 어느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후배를 만났다. "바쁜 일상에 매
06.27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 물리학 우주의 끝은 어딜까? 끝이 있다면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주에 시작은 있었을까? 우주가 태어나기 전엔 무엇이 있었을까? 심오하고 거창한 질문같지만 사실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궁금증이기도 하다. 요즘은 누구나 쉽게 우주의 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굳이 천문대에 가서 힘들게 관측하지 않아도 된다. 간단히 인터넷만 뒤지면 충분하다. 천문학자들이 띄워 놓은 허블망원경이 있고,
06.20
김 준 충남대 교수 생명시스템과학대학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후가 급변하며 세계 각지에서 기르고 있는 작물을 더 이상 같은 조건에서 키우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시작된 것과 같은 폭염은 향후 80여년 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후변화시나리오 모델 중 하나에서는 대전은 37일에서 122일로, 제주는 7일에서 96일로 폭염일수가 늘어날 것
06.13
최근에 아날로그 트렌드를 반영해 음반 판매량에서 엘피(LP)의 비중이 씨디(CD)를 넘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LP가 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카트리지에 달린 바늘이 LP판의 홈 사이를 이동하면 상하
05.30
2015년 8월 뉴욕타임스에 ‘20세기 미국 여성영웅이 10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기사가 실렸다. 이 ‘20세기 미국 여성영웅’은 누구일까? 바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프랜시스 켈시 (Frances Ke
05.23
조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올케에게 전화가 왔다. 학교에서 지진에 대해 배우더니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이 무너져 우리 다 죽는 거 아니냐"며 고모가 지구과학 박사이니 전화해서 물어보자고 했다
05.16
전지원 가톨릭의대, 뇌과학 5월은 여름의 초입이다. 코로나가 걷히고 있는 거리에는 따뜻한 낮과 선선한 저녁 날씨 덕에 더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있어 가족행사가 많고 근로자의 날과 스승의 날이 있어 사회 공동체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5월을 가정의 달로 부르는 이유는 5월 15일이 ‘세계 가정의 날’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각 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념하고자
05.09
우리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활용해 세계를 움직인다. 우리가 마시는 물과 먹는 음식부터 냉난방, 차량과 선박, 비행기를 이용한 이동은 모두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온실가스 배출의 80% 가
05.02
김기명 전 호남대 교수, 식품공학 대학을 입학하고 막걸리를 학과 신입생 환영회 사발식 때 대접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당시 막걸리병은 스크루형 뚜껑이 아니라 막걸리병 목 부분을 꾹 누르면 뚜껑이 열리는 형태였다. 이 부실한 포장의 이유는 유통과정 중 후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밀봉을 완벽하게 하면 팽창으로 병이 폭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막걸리는 다른 주류에 비해 발전이 늦었고 외국으로 수출은 고사하고 한 지역의 막걸리가
04.25
박인규 서울시립대 교수, 물리학 북극성에서 출발해 큰곰자리의 꼬리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베레니체의 머리'라 불리는 별자리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천문학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존재가 하나 숨어 있다.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수많은 별들이 뭉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코마 은하단(Coma Cluster)이 바로 그것이다. 1933년, 괴짜 천문학자 츠비키는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
04.18
김 준 충남대 교수 생명시스템과학대학 유전체 기반 맞춤의료란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환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처방을 제공해주는 방법이다. 사람은 생김새만 다른 게 아니라 유전자, 즉 DNA 수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이로 인해 때로는 특정한 약물에 대한 반응성도 달라진다. 같은 병을 앓는 환자라고 해도 어떤 사람은 A라는 약물이 더 잘 듣는 반면, 다른 사람은 A는 별 소용이 없고 B라는 약물이 더 잘 들을 수 있다.
04.11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20세기 물리학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가 이 사실을 확고부동하게 정립한 것이다. 그러나 원자를 직접 관찰하지 않고는 그 존재를 믿기 어렵다는
04.05
최준석 과학저널리스트 '맥스 테그마크'라는 미국 MIT 물리학자가 있다.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과 같은 저서가 한국에도 소개되어 있다. 책이 흥미로워서 2018년 그가 한국을 찾았을 때 강연을 듣기 위해 경희대학교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그와 같이 찍은 사진도 있다. 얼마 전 테그마크 교수의 이름을 오랜만에 접했다. 지난 3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