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하루종일 우왕좌왕

2014-04-17 11:33:17 게재

사고 초기 대부분 구조가능 판단

탑승자수 파악도 제대로 못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던 16일 오전, 해난사고 예방 및 구조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에는 큰 사고가 났지만 다행히 사람들은 대부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는 바다와 해난사고를 제대로 몰라 생긴 오판으로 드러났다.

해수부가 오전까지 구조를 낙관했던 것은 사고해역의 날씨가 좋아 시야를 넓게 확보할 수 있고 파도도 0.5m로 낮아 구조작업을 하기 용이하다는 게 이유였다. 수온도 12.6도 확인됐고 그 정도 온도면 구명동의를 입은 상태에서 두 시간은 생존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따랐다.

하지만 이는 바다 위에 드러난 모습만 본 것이었다. 바닷속은 달랐다. 조류는 빨랐고 시정을 확보하기 어려워 잠수부가 초기에 구조작업을 할 수 없었다.

배가 침몰할 위기에 처해 사람들이 바다에 뛰어들어도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났다. 해수부는 오전 10시10분쯤 해양경찰청의 헬기 3대와 고속정 4척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작업을 하고 있고 인근에 있던 유조선 두라에이스호도 처음부터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장상황을 전했다. 주변에 어선들도 있다고 했다. 이 시각 해군함정도 7척이 세월호 쪽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장을 모르는 이야기였다. 생존자들은 배가 기울어서 선실을 빠져나오기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오전 10시 승객구조를 위해 현장에 도착한 선장은 바닷속에 뛰어든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배가 침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말도 나왔다. 오전 10시30분쯤, 세월호 안에서 승객들은 선실을 탈출하기 위해 필사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지만 해수부 상황실의 판단은 달랐던 것이다. 세월호가 바다에 누운 상태가 방송화면에 잡힌 상황이었지만 배 안에 격벽이 있고 부력으로 배가 침몰되긴 어렵다는 게 근거였다.

하지만 이 역시 달랐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이면 매우 긴급한 상황이지만 그렇지는 않다는 상황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곧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수습과 구조를 지휘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나오면서 정부가 탑승객을 모두 구조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기자들 사이에 나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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