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둥대는 팽목항 사고대책본부
관계기관 협조 전혀 안 이뤄져 … 학부모 질문에 모두 외면
17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가 구조상황도 모른 채 허둥대다가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해경과 경찰, 재난안전본부 등은 16일 사고소식을 접하고 팽목항에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사고대책본부는 군부대가 사고현장에 투입되면서 확대됐다. 현장에선 때때로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구조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대책본부는 오후 5시 이전까지 정확한 승선인원과 구조자 명단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 도착한 학부모들이 신원확인을 요청해도 모두들 외면하기 바빴다.
대책본부는 이날 자정까지 '구조작업과 사고현장 소식' 등을 학부모들에게 단 한 차례도 전달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지나가는 해경과 경찰들을 붙잡고 구조상황을 물어봐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항의가 거세게 이어졌다.
안산에서 온 정 모씨는 "사고대책본부에 아버지 생사를 물었는데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고 외면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대책본부가 현장상황을 몰랐던 이유는 각 기관별 정보협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각 기관에서 확보한 사고현장 및 구조소식이 취합되지 않으면서 생존자 숫자가 계속 틀렸고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
각 기관별 역할 분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막상 대책본부를 만들었지만 '지휘를 누가 하는지', '학부모들에게 구조소식을 누가 전하는지' 등을 전혀 구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현장 상황을 물으면 허둥대기 일쑤였다. 구조자 명단도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공개할 정도로 역할분담이 취약했다.
재난안전본부 한 관계자는 "해경에서 정보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정확한 구조소식을 알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진도 = 특별취재팀
[관련기사]
-[475명 탑승 여객선 세월호 침몰] 갈팡질팡 우왕좌왕 … 정부 대응 '빵점'
-2일차 오전 선체진입 실패
-'실낱같은 희망' 잡아라 … 2일차 수색계속
-선박 안전장비들 전혀 작동 안해
-선장과 기관장 제일 먼저 탈출
-"바다에 떠 있었으면 더 구할 수 있었는데…"
-[슬픔에 빠진 안산 단원고] "수정아, 꼭 살아 돌아와"
-해수부 하루종일 우왕좌왕
-"교신 시도조차 않고 늑장 출동"
-60년지기 섬마을 친구들 회갑 여행이 이별여행
-해경도 중대본도 승선인원 몰라
-미 언론 "한국 페리침몰 대형 참사"
-깊은 애도, 군함급파 등 지원
-'전원 구조' 번복, 학부모들 분통
-검찰, 사고원인 파악
-사망자 1인당 최대 4억5천만원 보상
-여야 "당분간 선거운동 중단" 선언
-해경, 신고 48분 전에 '징후' 알았다
-국민안전 그토록 외치더니 … 무기력 정부
-전국 초·중·고, 야외활동 안전확보 '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