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아비규환 중 대통령은 없었다"

2022-08-10 11:12:41 게재

박홍근, '위기대응 부실' 맹폭

윤건영 "용산 이전이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폭우 등 재난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을 강도 높은 비판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따라 관사와 집무실이 떨어져 있는 관계로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윤 대통령의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도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폭우로 윤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아파트에서 나오지 못한 가운데 전화기로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한 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아비규환의 와중에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국민이 밤새 위험에 처해 있는 동안 콘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상황에 대응을 했다는데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인가"라며 "대통령실의 인식도 심각하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는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라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다음날이 돼서야 '퇴근 때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가 언덕인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로 엄청났다'고 하던데, 심각성을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도 그냥 퇴근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이미 수도권에 폭우 예보가 있었으면 위기대응 총사령관으로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실시간 대응을 진두지휘해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삼아 위기대응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일을 하시려면 위기관리센터로 가셔야 된다"며 "위기관리센터는 전국에 240여 개의 시군구를 연결할 수가 있다. 서초동 아파트에서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전쟁이 났으면 장수는 전쟁터에 있어야지 왜 집에 있느냐"고도 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리한 용산 집무실 이전이 아닌가 싶다"며 "청와대 기준으로 보면 대통령이 일을 보시는 집무실과 그리고 관저, 위기관리센터가 차량으로 1분 이내에 있다"고 했다. 또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정부가 위기 관리를 해 오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화된 시스템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그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용산으로 무리하게 이전을 하다 보니까 관저는 한남동에 짓는다, 이렇게 되다 보니까 이런 상황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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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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