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0
2024
코로나19로 비즈니스 세계가 겪은 새로운 경험 중 하나가 온라인 회의와 재택근무의 보편화이다. 이전에는 지극히 예외적이었던 원격근무가 뉴노멀(new normal)이 되는 듯했으나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는 많은 기업들이 다시 전통적인 '9 to 6' 근무형태로 복귀하였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통적 근무 형태와 재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혼합)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재택과 하이브리드는 직장에서 소수 약자에 대한 미묘한 인신공격을 줄이고 조직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증진시킨다. 업무유연성(flexibility)과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높여 종업원의 만족도와 생산성을 증진시킨다. 종업원이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기 쉬워 효율과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 또한 출근을 포함하여 이동의 필요성을 줄여 시간 절약 뿐 아니라 회사의 탄소발자국을 감소시켜 다양한 의미에서 ESG 성과를 개선하는 지속가능경영의 중요한 경영수단이 된
08.19
한일관계사에서 유명한 ‘구보타 망언’은 악랄했다. “일본의 조선 통치는 조선인에게 은혜를 베푼 면이 있다. 일본은 36년간 많은 이익을 한국인에게 주었다. 일본이 진출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점령돼 더욱 비참한 상태에 놓였을 것이다.” 한일협정 일본 수석대표 구보타 간이치로는 1953년 이 발언으로 협상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그 뒤 한일회담은 4년 반 동안 열리지 못했다. 한국을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구보타 같은 인식은 일본 우익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구보타 망언’ 닮은 뉴라이트 역시관 구보타의 발언은 요즘 한국의 뉴라이트가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닮았다. ‘일제가 다리를 놓아주고, 철도도 깔아주고, 공장도 세워주지 않았나’라는 친일 학자·정치인들과 같다. 일본은 자기네 이익을 위해 한국인의 토지를 빼앗고 마음대로 개발했다. 대륙 진출 병참기지로 만들기 위해 도로를 닦고 공장을 세웠다는 건 친일파가 아니
08.14
올해 광복절 제 79주년 기념행사가 일제강점과 친일을 비판하는 독립운동 유관단체 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의 한판 승부의 장으로 돌변했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어제와 그제 국내언론에서는 보수 진보지를 막론하고 ‘두쪽 난’이라는 표현이 1면 타이틀을 차지했다. 민족 최대 기념일인 8.15광복절이 이런 형용사를 달고 창피스러운 꼴이 된 건 건국 이래 처음이다. 광복회를 비롯한 25개 독립운동가선양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과 야당들은 정부가 독립기념관 관장에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임명한 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정부의 광복절 기념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발언 등으로 뉴라이트라는 지적을 받았다. 본인은 “뉴라이트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이종찬 광복회장은 ‘밀정’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런 가운데 독립기념관도 개관 37년 만에 처음으로 자체 광복절 경축식을 돌연 취소했다. 김형석 관장이 15일 정
08.12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미국 대통령 선거전은 트럼프-해리스 대결로 압축됐다. 해리스의 뒤늦은 추격으로 여론조사에서는 예측불허의 양상을 띄지만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보인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 국정의 전방위에 걸쳐 변화가 일어날 터인데 관심사의 하나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기조로 한 기후에너지 정책이다. 트럼프는 기후에너지 정책에서 바이든과 대척점을 유지해왔다. 그는 바이든이 지구온난화를 경감하기 위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확산을 골자로 해서 만든 ‘인플레감축법’을 사사건건 비난하며 물고 늘어졌다. “백악관에 다시 돌아가는 날 바로 전기차 연방보조금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 195개국이 모여 만든 2015년 파리협정을 ‘중국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고, 전기차 보급은 ‘중국을 배불리는 일’이라고 반대논리를 폈다. 파리협정은 오바마 민주당 정부가 주도권을 발휘해 어렵게 합의한 국제조약인데, 트럼프는 2017년 취임하
08.08
22세 안세영의 분노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직격했다. 금메달을 딴 원동력이 협회에 대한 분노였다고 외쳤다. 일시적 서운함이 아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2018년부터 별렀다고 했다. 충격파는 기득권에 취한 체육계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그는 부상한 선수에 대한 관리와 전 근대적인 훈련방식에 실망했다고 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을 다쳤을 때 협회에서 소개한 병원에서 재활기간을 2~5주로 잘못 진단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니 올림픽때까지 통증을 안고가야 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협회는 이런저런 대회에 출전을 강요하면서 선수의 부상에 무신경했다는 거다. 잔치를 준비하던 협회는 난장판이 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안을 들여다보겠다고 하고, 용산도 인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소셜미디어에는 협회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들끓는다. “선수는 이코노미, 임원은 비즈니스석”이란 폭로부터 선수 선발과정의 적정성, 나아가 안 선수의 해외이주설까지 시
08.07
지난 학기 필자는 물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에게 수리물리학을 가르쳤다. 물리연구를 문학 창작 활동에 비유한다면 수리물리학 공부는 작가가 되기 위해 고급 어휘와 비유법 은유법, 동서고금의 위대한 문장을 하나씩 섭렵하고 체득하는 과정이라고 하겠다. 물리학은 이 세상을 크기와 방향이 있는 수학적 존재들인 벡터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졌는데 양자역학에서는 원자를 하나의 벡터로 본다. 뉴턴방정식 F=ma는 힘과 가속도라는 두 벡터 사이의 관계식이다. 벡터가 자연을 표현하는 단어라면 행렬은 번역기다. 한국어와 영어가 전혀 다르지만 번역기를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하듯 과학자들은 숫자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한 행렬이란 번역기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바라본 한 대상의 동일성을 증명한다. 시간이 흐르면 대상도 관찰자도 모두 변한다. 미분방정식은 흐르는 물처럼 연속적인 변화를 표현하는 수학적 언어다. 수리물리학은 단지 물리학에만 필요한 도구가 아니다. 벡터 행렬 미
08.06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티메프의 미정산 판매대금 규모는 7월 31일 기준 2745억원이다. 8월 2일 열린 티메프 사태와 관련된 관계부처 태스크포스 회의에서는 이 규모가 1조원 가까이로 불어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아직 정산기일이 도달하지 않은 6~7월분 거래액을 고려하면 피해액이 3배 이상 늘어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품권, 공연업계, 농식품 판매업계, 휴대폰 소액결제 등에서는 아직 피해액이 파악되지도 않았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신용보증기금 및 기업은행의 보증부대출 프로그램을 동원하기로 한 것도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2000년대 중반 웹2.0이라고도 불리는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이 출현하고 개인 미디어공간을 중심으로 쌍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확장되면서 사회적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자영업 문제
08.05
지난 2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 장세가 나타났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지고 코스피 시가총액이 78조원 증발했다. ‘검은 금요일’ 장세는 서울 여의도 증시에서만 있지 않았다. 지근거리인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등 정치권에서도 적잖은 급락장이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야당의 탄핵안 발의는 18건, 이중 7건은 22대 국회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도 본회의에 상정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다.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극단의 대결정치로 민생은 뒷전에 밀렸다. 반도체법 등 성장동력 관련법의 발이 묶
08.01
일본의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결국 등재됐다. 일본정부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유네스코 권고를 수용했고, 이에 우리 정부도 등재에 동의해 준 결과라고 한다. 여기서 ‘전체 역사’란 일본이 애써 외면하려 하는 한일 근대사를 말한다. 일본정부는 사도 광산의 문화유산적 의미를 에도시대(1603~1867년)로 한정해 등재 신청을 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 자행된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를 통째로 가리겠다는 심산이다. 이 때문에 유네스코 자문기구는 눈속임 하지 말고 강제동원되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역사를 함께 기록·전시하라고 지적한 것이다. ‘전체 역사’ 지적은 이미 낯설지도 않다. 2015년 일본이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23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때에도 같은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당시에도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사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안일하게 등재를 허용했다는 비판이
07.31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매직이 신기루처럼 사그러들고 있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ESG 투자와 경영을 과장해 강조하던 노력들은 법규의 철퇴와 이해관계자의 감시로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젠 오히려 그린워싱(greenwashing) 관행에서 가능한 한 말을 아끼는 그린허싱(green-hushing)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2050년 순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넷제로(net zero) 목표를 선언한 기업 중 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과학적 방법과 기간별 성과 및 수정 계획을 밝히지 않는 기업이 태반이다. 스위스 기후금융 컨설팅회사 사우스폴(South Pole)은 2024년 보고서에서 그린허싱이 이젠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소통에 관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44%가 외부 소통이 최근 더 어려워졌으며 58%는 소통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이런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공시의무화가 강화되고 있다. 기업의 환경 및 사회성과
07.30
파리올림픽 개막식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바탕 신나게 놀아보자’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개막식에서는 센강의 다리와 양쪽 연안, 그리고 건물 지붕 위를 무대로 발레를 비롯 갖가지 음악과 춤이 펼쳐졌다. 고전적인 요소도 있지만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양식이 주조였다. 필자가 잠시 머물렀던 40년전 파리는 분위기 있는 도시였다. 파리에 가면 ‘멀쩡한’ 사람도 감상적이고 낭만적이 되었다. 마주치는 한국인들 중에 화가 디자이너 음악인 영화인 등 예술인들이 많았다. 그때와 비교하자면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표현된 파리의 분위기는 인종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이 두드러져 보였다. 그리스 포도주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데카당트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 노출 논쟁이 있는데 사실 고대 그리스 올림픽 선수들은 나체로 경기를 했다. 비주얼면에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파리의 자랑인 미술품들을 그래픽으로 적극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개막식 직전에 철도시설에 대한 사보타
07.29
올해 미국의 국방비는 8860억달러다. 우리 돈으로 1000조원을 훌쩍 넘는 천문학적 액수다. 그래서 미국을 ‘천조국(千兆國)’이라고 부른다. 2위에서 11위까지를 합한 것보다 많은 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미국을 군사적으로 압도할 나라는 당분간 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또 다른 의미의 ‘천조국(天朝國)’이다. 역사적으로 중국 왕조를 천자가 다스리는 왕조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 말이다. 월등한 국력을 배경으로 주변지역을 번속국으로 아울렀던 소위 ‘중국중심적 질서’는 이와 같은 중국 패권의 역사를 상징한다. 그랬던 중국이 21세기 들어 ‘위대한 중화’의 부흥을 외친다. 천조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산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살 수는 없는 법, 미국은 중국의 거친 도전을 허용할 생각이 없고 중국은 미국의 패권을 나누거나 넘어서려고 한다. 중국의 실질국방비 역시 이미 천조(千兆)를 넘겼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국의 군비경쟁도 가열되고
07.25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대북정책에 불만을 가진 북한이 2023년 11월 23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북한이 ‘오물풍선’을 계속 남으로 보내고 있다. 풍선 안의 내용물은 폐전선 거름 폐지 담배꽁초 분뇨 폐건전지 등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로 알려졌다. 발단은 탈북단체가 북한에 날려 보낸 전단(삐라)에 대한 대응이다. 국방 당국은 풍선으로 살포된 토양에서는 회충 편충 분선충 등 기생충이 다수 검출되었다고 한다. 정부는 맞대응으로 휴전선 대북방송을 개시했다. 북한의 도발수위에 맞추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폴 라카메라 유엔군사령관이 신원식 국방부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북 확성기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방송재개로 인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경계한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사실상 파탄상황이다. 아니 파탄을 넘어 ‘오물투척’이라는 차마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추한 모습으로 전락했다. 어쩌다 이렇게 되
07.24
곡선에서 오목이 볼록, 볼록이 오목으로 바뀌는 지점이 있다. 바로 변곡점이다. 하지만 변곡점이 위치한 구간은 얼핏 직선으로 보인다.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기나긴 세월 속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되는 역사는 더욱 그렇다. 권력이 정점을 향해 질주할 때 마치 직선 주로(走路)인 듯싶다. 당시엔 모른다. 이미 변곡점을 지났다는 사실을. 꼭지점에 섰을 때야 비로소 깨닫는다. 정오를 지난 태양의 숙명을 말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출장조사’는 폭주하는 권력의 맨 얼굴을 그대로 보여준다. 예고편은 있었다. 23일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한동훈씨는 비대위원장이던 지난 1월 “국민 눈높이”를 말했다가 사퇴 위기에 몰린다. 90도 폴더인사로 파국을 모면하지만. 4월 총선에서 여당이 민심의 심판을 받았어도 거리낌이 없다. 5월14일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혐의와 고가의 명품백 수수 혐의에 대해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장과 차장 4명
07.23
‘국회법사위는 해병대 채 상병 사망 1주기인 19일 이 사건과 관련한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다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1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 합의 없는 청문회”라고 반발하며 연좌농성을 벌이는 등 여야는 청문회 시작 전부터 회의장 밖에서 충돌했다. 회의장 앞에 여야 의원과 보좌진 등이 뒤엉키며 전현희 민주당 의원 등 부상자도 나왔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송석준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청원) 사유 다섯가지가 모두 현재 진행중인 수사와 재판과 관련된 사건이고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이라며 ‘불법 청문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청래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로 결정한 오늘 청문회는 합법적”이라며 “불법 청문회라면 참석한 이유가 무엇이냐, 지금 불법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날 청문회는 그러나 의혹을 풀 열쇠를 쥔 인물로 떠오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비롯해 핵심 증인 다수가 불출석했다. ‘반쪽 청
07.22
최근 대입 수학능력시험 개편 논의에서 미적분Ⅱ 폐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34년만에 수능에서 미적분Ⅱ가 사라지는 것으로 돼있는 까닭이다. 학문간 융합 혹은 학제적 협동이 활발해져 가는 흐름 속에서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융합이란 말이 등장한 것은 벌써 15년 전 일이다. 대학마다 융합기술원이 설립되면서 그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이란 개념이 2016년 등장하기까지는 실천의 방향도 모른 채 말만 무성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에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포함되면서 산업 각 분야에서는 이를 적용해보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그 셋의 공통점은 성격상 모두 소프트웨어(SW)라는 점이다. 하드웨어(HW) 중심이었던 3차산업혁명시대를 넘어 SW 중심으로 가자고 선언했던 것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산업의 기초는 제조업이다. 제조업에서는 즉시 생산과 오작동 비율 축소가 최대 관건이다. 따라서 공정 자동화는 필수다. 자동화에는 일부분 HW도
07.18
지금 미국에서는 대통령의 고령이 큰 정치적 이슈로 부상했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나이를 먹어 늙어지면 신체적 기능이 저하될 뿐 아니라 총기도 사라진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늙어 그 막중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게 논란의 요지다. 6월 29일 열린 민주 공화 양당 대통령후보 TV토론회에 출연한 민주당 후보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민주당은 패배 분위기에 젖어 들었다. 언론들도 일제히 바이든의 고령을 이슈로 다뤘다. 정치인의 생명은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토론능력이다. 그런데 전 미국인이 지켜보는 이 토론회에서 바이든은 걸음도 불안하고 말을 더듬거나 단어를 적절히 구사하지 못하는 등 노인티가 두드러졌다. 사실 토론 내용에선 바이든이 잘못된 게 별로 없고 오히려 트럼프가 거짓되고 과장된 주장을 폈지만 바이든은 이를 적절하게 반박하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인상만 주었다
07.17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15일의 전당대회를 앞둔 주말 선거유세에서 총격을 당한 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사건으로 미국 대선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 지지층은 "이 사건으로 선거는 이미 끝났다"며 환호하고, 공화당은 밀워키의 후보 확정 전당대회를 승리의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각 주의 공화당 대표들이 트럼프에게 돌아갈 주 선거인단 수를 외치며 축하를 했고 아들 에릭 트럼프도 플로리다주 당원 대표로 거기에 나섰다.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피격 순간 전직 대통령으로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의 경호를 받아 엎드렸던 트럼프는 얼굴에 피가 흐르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파이트’(fight!)를 외치는 쇼맨십을 발휘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취재진 가운데 퓰리쳐상 수상 경력의 AP사진기자가 그 모습을 촬영했다.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쥔 그의 사진은 "역사에 남을 장렬한 모습"으로 전 세계에 완벽한 인상을 남겼다.트럼프는 최근에 "MAGA"(미국을 다
07.16
맨해튼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 오펜하이머는 미국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핵무기 개발은 한 국가의 최대 안보이슈이자 최고의 보안을 요구하는 일이다. 그러니 원자탄의 개발을 자국민인 오펜하이머에게 맡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원자탄 개발을 주도해 나가는 물리학자는 하나 같이 모두 외국인이다. 독일 태생의 아인슈타인을 비롯, 양자역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는 덴마크, 핵분열 현상의 전문가 레오 실라드와 수소폭탄 개발에 꽂혀 악역을 자처하는 에드워드 텔러는 헝가리, 세계 최초의 원자로를 만든 엔리코 페르미는 이탈리아, 그리고, 핵융합 이론의 최고봉 한스 베테는 독일 출신이었다. 미국인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맨해튼프로젝트 에 참여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영화 속에선 열심히 봉고만 친다. 그야말로 원자탄은 생산지만 미국(Made in USA)이지 제품 자체는 외국인이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07.15
유엔이 정한 ‘세계 인구의 날’(7월 11일)을 하루 앞둔 10일, 대한민국 인구구조가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1000만62명)가 마침내 1000만을 넘어섰다. 이들이 전체 주민등록인구(5126만9012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 내년 상반기면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고령인구 비중은 전국 평균이 19.5%이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은 26.7%다. 17개 시도 중 이미 20%를 넘어선 ‘초고령 지자체’가 전남 경북 강원 전북 부산 충남 충북 경남 대구 등 9곳으로 절반 이상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 특징으로 흔히 세계 최저 저출산을 꼽는다. 이에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세계 최고 속도 고령화다. 10년 전 2015년만 해도 고령인구는 677만명으로 전체의 13.1%였다. 2020년 850만에 근접했고, 2022년 900만을 넘더니만 1년 반 만에 1000만을 돌파했다. 고령인구 증가는 예견된 일이다. 저출생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