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자 - 서울 관악구

고려 명장 강감찬 장군을 지역상표로

2016-02-17 09:51:08 게재

낙성대 일대 유적지 연계한 '10리길' 개발

기념관·박물관에 주민참여형 대표축제까지

지방자치 부활 21년,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 6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체장들이 지역과 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민들에 약속한 사항도 하나둘 결실이 보인다. 민선 6기 성과로 남을 만한 지자체 핵심사업을 짚어본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관악구보다 인구가 적은데도 세계인들은 '문화의 도시'로 기억합니다. '절규'로 이름난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상징적 자연주의 대표 조각가로 꼽히는 구스타브 비겔란이 있어서예요."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은 "프랑스 게랑드소금이 세계 최고라지만 국내 천일염보다 질은 떨어진다고 한다"며 "특정 상표가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경제가치 창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민선 5기 '도서관 도시'이자 '인문학 도시'로 이름을 굳혀온 관악구가 민선 6기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상표로 고려시대의 명장 강감찬 장군을 '찜'했다.

서울 관악구가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을 지역상표화해 역사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선보인 강감찬 10리길은 그 작업 중 하나. 16일 학생들이 마을관광해설사 안내로 10리길 여행을 하고 있다. 사진 관악구 제공


귀주대첩의 주역으로 고구려 을지문덕, 조선 이순신과 함께 '구국의 3대 영웅'으로 꼽히는 강감찬 장군은 관악구 주민들로 따지면 선조격이다. 한밤중에 큰 별이 떨어지고 장군이 태어났다는 낙성대동, 장군 시호와 아명을 딴 인헌동과 은천동, 장군이 자주 오가던 정자에서 이름을 가져온 서원동까지 장군과 연관된 동만 4개다. 생가터와 3층 석탑은 서울시 사적으로 지정됐고 1974년 장군을 모신 안국사를 중심으로 낙성대공원이 조성됐다. 1988년부터 장군의 호국정신과 위업을 기리기 위해 '인헌제'를 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인헌제는 여러 추모제 가운데 하나로 묻혔고 안국사는 강감찬 장군과 관악구 연결고리로는 부족했다.

"낙성대 일대는 남한에서 유일하게 고려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고려사가 조선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기 때문에 장군도 부각되지 못했을 뿐이죠."

'강감찬 도시'로 변신을 위한 준비는 2013년 9개 부서 간부 20명으로 전담반을 꾸리면서 본격화했다. 장군의 생애 업적과 당시 시대상황과 현대적 의미를 분석한 학술연구용역을 진행했고 고려 전기의 지역 동향과 국제질서를 짚은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역사적 고증과 함께 강감찬 장군을 통한 관악구 발전방향을 찾는 과정이었다. 주민들부터 그 내용을 공감할 수 있도록 지난해 발간한 '관악백과사전'에 지역 역사 인문 자연과 함께 장군 업적을 담았다.

지난해 8월에는 낙성대 인근을 아울러 '강감찬 10리길'을 포함한 도보 관광상품 5개 구간을 개발했다. 마을관광해설사 5명을 양성, 문화 소외계층과 학생들에 우선 선보였다. 외국인 유학생과 관광객에는 전통놀이나 전통혼례 다도 체험도 연계한다. 낙성대동 이야기 '별이 내리는 마을', 4개 국어 관광지도 발간과 함께 낙성대 주변 시설물은 이야기가 담긴 조형물과 벽화로 꾸몄다.

올해는 낙성대공원 활용도를 한층 높인다. 43만5578㎡ 공간에 강감찬전시관 고려사박물관 등을 건립, 관련 유물과 친필 시 영인본 등을 전시하고 영상교육관을 통해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마련한 상태. 서울시에서 예산을 내려주는대로 기존 관리사무실을 전시관으로 바꿀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강감찬축제'로 이름을 바꾼 인헌제는 구 대표축제인 철쭉제와 통합, 주민참여형 축제로 확대한다. 귀주대첩(1018년) 998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동별 축제추진위원 998명이 귀주대첩 출병식과 전승행렬 재현, 낙성(落星) 축하, 강감찬 일대기 공연 등을 구상 중이다. 유종필 구청장은 "역사·문화를 배경으로 한 사람 이야기가 도시를 특별하게 한다"며 "강감찬 장군을 통해 고려사에 대한 재인식과 지역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역사중심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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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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