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자 - 서울 강서구

특화병원 외국인환자 5년새 10배 늘어

2016-01-28 11:21:46 게재

척추·관절·불임 전문병원 밀집한 지역특성 활용

의료관광특구 지정 "허준 한의학 접목, 차별화"

지방자치 부활 21년,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 6기도 절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단체장들이 지역과 지방자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주민들에 약속한 사항도 하나둘 결실이 보인다. 원숭이의 해 시작과 함께 민선 6기 성과로 남을 만한 지자체 핵심사업을 짚어본다.

"지역 먹거리로 뭘 준비할까 고민하던 차에 외국인 환자들이 특화병원을 찾는 걸 봤어요. 강서로와 공항대로 일대에 척추 관절 불임 여성 전문병원이 밀집해있는데 공항에서 바로 병원으로 가요."

서울 강서구가 강서로와 공항대로 일대에 밀집된 특화병원을 기반으로 의료관광특구 도약을 노린다. 척추관절 전문병원을 찾은 한 외국인 환자가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강서구 제공


서울 강서구가 민선 5기부터 주목한 건 의료관광산업이다. 2009년 의료법이 바뀌면서 해외환자 유치가 가능해졌을 때 그 가능성을 봤다. 노현송 구청장은 "주민들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병원을 토대로 교민이나 상대적으로 의료기술이 뒤쳐진 아시아 환자를 공략하자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리고 5년, 외국인 환자는 10배 이상 늘었고 강서로와 공항대로 일대 181만35㎡는 의료관광특구로 지정돼 한층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구는 마곡지구와 연계해 강서는 물론 서울 미래를 책임질 의료관광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구에 도전하겠다고 선뜻 발표하기는 어려웠어요. 주민들에 약속을 했다가 실망시킬 수는 없잖아요."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지원사업'에 우선 도전했다. 주체가 될 병원부터 움직여 14개 특화병원이 전문병원과 공동사업 활성화, 외국인 환자 유치와 공동 판매홍보를 위한 '병원협의회'를 꾸렸다. 구는 병원들이 복지부 인정 전문병원으로 자리잡고 지역은 국제적 의료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조례 제정, 다국어 안내·상담이 가능한 누리집 제작, '허 준'을 활용한 한방의료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

환자들이 수술·입원기간에 언어장벽으로 심리적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자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국제간병인도 양성했다. 2000명이 넘는 지역 내 결혼이주여성 가운데 적합한 대상을 선발, 5주간 이론·실무교육을 실시한다. 러시아 몽골 중국 필리핀 등 세계 각지 출신 여성들은 지역 내 병원은 물론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에서 선호, 취업과 한국사회 적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도 기대된다.

강서구 구상은 통했다. 3년 연속 복지부 지원 대상에 선정돼 러시아 카자흐스탄 미국 베트남 등지를 특화병원과 함께 방문해 의료 설명회와 상담, 봉사활동을 결합한 외국 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2013년부터는 보건 관광 도시계획 분야 공무원들을 망라해 전담반을 꾸렸다. 양방병원과 허 준의 고향에 걸맞은 한방의료를 접목한 차별화된 특구 준비를 본격화했다. 전문용역으로 의료관광 활성화 방안을 찾고 특구를 어떻게 꾸려갈지 연구했다.

2009년 207명이던 지역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 2091명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지난 연말 중소기업청은 '강서 미라클메디 특구'를 공식 승인, 2018년까지 총 719억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구는 의료관광 집적단지 조성 등 4개 분야 19개 특화사업을 준비 중이다. 여성·관절병원 시설 증축, 마곡지구 이화의료원 내 국제진료센터 건립, 강서관광종합안내센터 등이다. 허 준 선생 고향이라는 지역 특색을 살려 한·양방이 조화로운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생산유발효과 2077억원, 소득유발효과 507억원, 취업유발효과 4200여명. 1단계 특구사업이 끝나는 2018년까지 얻게 될 효과다. 노현송 구청장은 "투입예산 대부분 민간자본이라 구는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 특구사업을 하게 됐다"며 "지역 가치를 십분 활용해 경제발전과 주민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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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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