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2명' 모셨나

2016-10-27 11:13:12 게재

일부 행정관 최씨와 관련

김한수, 최씨 테블릿 명의자

윤전추·이영선, 최씨 수행

김·윤 '소년 출세' 닮은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부에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들이 자주 등장한다. 대통령 보좌가 핵심업무인 행정관들이 최씨 주변에 자주 등장한 것을 놓고 "대통령을 두 명 모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JTBC는 26일 "최씨가 사용했던 태블릿 PC는 청와대 뉴미디어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개통한 것"이라며 "최씨와 청와대를 직접 잇는 실질적인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JTBC는 "최씨 태블릿 PC에 저장된 카카오톡엔 '한팀장'이란 별명으로 저장돼 있는 등 최씨 측과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 행정관이 대선 비밀캠프를 거쳐 최씨의 청와대 연락책으로 활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행정관은 대선캠프와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 비서실에 입성했다. 다만 비서실 내부에서도 그의 전력은 베일에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나 국회출신이 아닌데 어느날 갑자기 대선캠프에 합류하면서 다들 배경을 궁금해했다는 것.

청와대 전직행정관은 "(김 행정관이) 청와대 출범 당시 연배에 비해 높은 3급을 받아 다들 의아해했다"며 "4∼5급을 받은 당이나 국회출신들은 '빽이 누구냐'며 수군거렸다"고 전했다.

부속비서관실 소속 윤천추·이영선 행정관은 2014년 11월 최씨가 박 대통령 의상을 챙기는 자리에 동석한 장면이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TV조선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윤 행정관은 최씨 옆에서 수행비서처럼 행동했다. 이 행정관은 휴대전화를 자신의 셔츠에 닦아 최씨에게 건네는 모습을 보였다.

헬스트레이너 출신이자 최연소 3급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 집무실 옆방에 근무하면서 '여성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날때마다 공군 1호기에 동승했다. 야권에서는 "최씨가 윤 행정관을 추천했다"고 의심한다.

이 행정관은 2011년 10월 재보선 시절부터 안봉근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이끌던 수행팀에 합류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수행팀의 일원에 불과했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신임을 얻으면서 박 대통령 근접경호를 맡았고 청와대 입성 이후에는 대통령 탑승차량의 선탑자로 근무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27일 "최씨가 추천한 인사들이 청와대 비서실에 진입해서 최씨 수족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만약 수석이나 비서관부터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최순실 사단이 비서실 내에 존재했다면 이건 엄청난 국기문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비서실 내에 최씨 인맥이 더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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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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