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겪은 50대가 나섰다

2016-10-27 11:09:31 게재

확산되는 대통령 퇴진요구

국정시스템 붕괴에 '저항'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불거진 국민적 분노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와 대학생, 일부 노동계에선 '박근혜 대통령 퇴진'까지 거론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권퇴진운동은 과거 정부 때도 있었다. 실제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과 2011년 민생과 미국산 소고기 수입, 한미 FTA 반대 등 주로 정책에 대한 반발이 정권퇴진운동으로 발전했지만 일시적으로 끝났다. 게다가 폭발성이 있는 친인척 비리 등이 터져도 퇴진운동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교양학부)는 "이명박 정부 때 퇴진운동은 이념적 저항단체들의 과격한 주장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퇴진운동은 민주적 국정운영 시스템 붕괴에 따른 반발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퇴진운동의 또 다른 점은 중장년층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를 운영 중인 이 모(45)씨는 "비슷한 나이 또래에서 대통령 퇴진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얘기했다. 고교 동문회 SNS를 운영 중인 차 모(54)씨도 "50대 의사까지 나서 퇴진을 얘기할 정도로 분위기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50대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의식이 강한 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공개한 10월 셋째주 정례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50대 지지율은 전주(35%)보다 무려 9%나 떨어진 24%를 기록했다.

40~50대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경험했고 경제활동이 활발해 경제 위기와 민주주의 후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국경제는 노태우정권 시절 9.1%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김영삼(7.8%) 김대중(5.3%) 노무현(4.5%)정권에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명박(3.2%) 박근혜(2.9%)정권에서 저성장세를 완전히 굳힌 모습이다.

앞서 설명한 최 교수는 "50대가 민주화운동을 경험했기 때문에 민주주의 위기와 파행적 국정 운영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최순실 사건으로 대통령의 리더십과 신뢰가 붕괴됐기 때문에 수습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퇴진운동이 일어난 것"이라며 장기화 가능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강대 이현우 교수(정외과)는 "사안이 단순해 국민 분노 수위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국민들이 국정공백을 우려하기 때문에 87년 6월 항쟁처럼 국민적 저항운동을 발전하기 힘들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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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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