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최순실이 시킨 걸로 보여"

2016-10-27 10:33:45 게재

분노한 청년들, 시국선언 이어 곳곳에서 하야 촉구 집회

"대통령 퇴진이 진정한 사과 … 국정운영능력 없다는 것"

"이젠 박근혜 대통령이 뭘 해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사과를 했지만 다 최순실이 시켜서 하는 걸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이 박살났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분노한 청년들│14개 청년·학생단체로 구성된 2016청년총궐기 추진위원회가 26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최한 집회 참석자들이 '순실 말고 진실을, 박근혜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분노한 청년들이 거리로 나섰다. 26일 주요 대학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과 신촌 등지에서는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젊은이들은 "대통령을 지지했든 안 했든 분노와 허탈감을 느낄 것"이라면서 "퇴진만이 진정한 사과"라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14개 청년·학생단체로 구성된 2016청년총궐기 추진위원회가 이날 오후 8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주최한 '박근혜는 하야하라, 분노의 버스킹' 집회에서는 주로 10~20대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100여명의 젊은이들과 시민들이 모였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손솔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공동대표는 "그동안 세월호 진상규명 지연, 백남기 사태, 한일위안부 합의 등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사과하라고 했던 게 참 많았지만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면서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최순실 이야기가 나오자 바로 사과했다. 국민이 아닌 최순실을 옹호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박근혜가 아닌 최순실이 대통령을 하고 있었다는 데 상심이 크다"면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도 그동안 모든 일을 했던 사람이 최순실이라는 데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어떤 국민도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왔다."고 주장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의 학생도 발언대에 섰다.

김승주씨는 "처음에 학생들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철회시키자고 모였지만 산을 넘을수록 더 큰 산이 나타났다"며 "정유라는 허접한 레포트를 내고도 좋은 학점을 받았고, 정유라 특혜를 지휘했다는 의혹을 산 김모 교수의 남편은 승마협회의 이사로 있으면서 자기 전공도 아닌 재단의 이사장으로 거의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는가 하면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이 계획했던 골프대회 장소는 우병우 민정수석 장모 소유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김승주 학생은 "이대 학생들은 줄곧 '사퇴가 사과'라는 주장했고 끝내 최 전 총장은 사퇴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퇴진이 사과'라고 외쳐야 한다. 대학생들이 이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들도 나서서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가락고 1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대통령에게 권력을 쥐어준 것은 국민이니 국민들이 그 권력을 뺏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저녁 7시에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서울 민중의꿈 회원 50여명이 촛불집회를 열고 최순실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비판하고 국정 운영의 자격을 상실한 대통령을 풍자하는 퍼포먼스와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청소년정책 전문 시민운동단체인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27일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대통령의 어이없는 행태가 청소년들에게 불신과 허탈감, 민주주의에 대한 상실감을 주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아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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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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