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거국중립내각 검토 안한다"

2016-10-27 11:04:24 게재

우병우·안종범 교체 거론

"민심 모르는 안일한 생각"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의혹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인적쇄신 요구가 거센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관련 비서진 일부를 교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중립내각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런 미봉적인 처방으로는 분노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내각 사퇴나 중립내각은 생각할 수 없다"면서 "내각을 바꾸면 청문회 문제도 있어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한 문제로 내각이나 다른 비서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인적쇄신 등 후속조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박 대통령이) 숙고하고 계신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거국 중립내각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화해 "(청와대, 정부 내각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하고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 책임자들은 예외 없이 교체해야 한다는) 최고위의 결정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6일 이원종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앞의 고위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일괄사표를 내서 대통령께 힘을 보태드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고 오히려 무책임하고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3인방 중 정호성 비서관 등이 교체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체시점은 다음주 초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지금 탄핵, 하야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바닥 민심이 끓고 있다"며 "최순실 사태는 당정청의 총체적 리더십 상실을 의미하는데 그 정도 미봉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안일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27일 예정에 없던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철저한 검찰수사는 물론 한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가야 한다"며 "책임 있고 의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모든 문제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를 견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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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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