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지도부 '일단 버티기'

2016-10-27 11:17:58 게재

최순실 사태 수습 목적

"지도부에 힘 실어주자"

새누리당 이정현 지도부가 기로에 놓였다. 최순실 의혹 사실규명을 외면하다 쓰나미를 맞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현 지도부로 내년 대선준비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현 지도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단 버티는 모습이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2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 거취는 어제 다 확인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 지도부를 신임하고 앞으로 논의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더 이상 그 이야기는 없었다"며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고 말했다.

여당 원내지도부 대책 논의 |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운영위원장실에서 논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앞서 새누리는 26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특검 수용이 만장일치로 의결됐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도 "저를 뽑아준 당원들이 물러나라고 하면"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자신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만큼 원내의 요구만으로 거취를 결정하지는 않겠다는, 완곡한 거절인 셈이다.

반면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즉각 받아들이겠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지적이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대표 거취는 의총 결정사항"이라며 즉각적인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새누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자리욕심을 부리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떠날 땐 떠나더라도 최순실 사태를 잘 수습해서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은 "지도부가 어디까지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이 대표의 선택에 달렸다"며 "앞으로의 특검 등 의혹규명 과정에서 청와대 수석출신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병국 의원은 "이미 원외에서 지도부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지도부가 지금 상황을 '늘 있는 비선실세비리'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대국민사과 후 여권에 대한 국민여론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7일 발표된 몇몇 여론조사를 보면 대구·경북, 부산·경남 지역 민심의 급격한 이탈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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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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