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태블릿 제 것 아니다" 의혹 부인

2016-10-27 11:16:30 게재

박 대통령과 입맞춘 듯한 인터뷰, 귀국 거부 … 청와대 "귀국 해야"

최순실씨가 세계일보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전면부인해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다.

최씨는 이미 드러난 사실까지 부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문에 맞춰 사법처리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각) 독일에서 인터뷰를 통해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 검찰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블릿PC는 최씨의 '국정농단'의 자료가 들어있는 핵심 물증이다.

만약 PC가 최씨 것이 아니라면 현재 파문은 물론이고 박 대통령의 사과까지 '근거없는 소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JTBC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PC에는 최씨의 셀카 사진과 다른 사람이 찍어준 최씨의 사진이 저장돼 있다.

특히 PC에는 최씨가 '한팀장'이란 이에게 카톡으로 "하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흔적도 있어 최씨가 PC의 애초 구입자는 아니라도 사용자임을 부인하지는 못할 상황이다. 이 PC는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실 행정관이 과거 대선시절 개통한 것으로 이후 최씨가 이를 통해 각종 청외대 자료를 받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씨는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오래 봐 왔으니 심정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드리게 됐다. 국가기밀인지 몰랐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문에서 "연설문이나 홍보물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한 대목과 같은 해명이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신의로 도움을 받고 도와 줬지만' 불법은 아니란 뉘앙스에서 일맥상통한다. 최씨가 청와대 대통령 자료를 받은데 대해서는 "당선 직후 초기에 이메일로 받았다. 민간인이어서 국가기밀인지 몰랐다"면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내용이나 외교안보 관련 문서 등도 봤냐'라는 질문에 "전혀 기억이 없다.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고 답한 것도 사법처리에 대비한 계산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대통령 보고서를 매일 봤다는 주장(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한겨레 보도)에 대해서는 "말도 안된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미친 사람이다. 협박도 하고 5억을 달라고 했다"고 역공했다. 또 청와대 문서 전달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정호성 비서관에 대해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안종범 경제수석이나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관계에 대해서도 "안 수석의 얼굴도 알지 못한다. 김 차관의 경우 저와 연결하려는 그림인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 제2부속실 윤전추 행정관 인사 청탁 등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나이와 연배도 달라 전혀 추천이나 인사청탁은 없었다. 사람이 살다보니 연관되는 것이다"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미르 및 K스포츠재단 특혜의혹과 관련해서는 "자금 지원 받은 것 없다. 감사해보면 당장 나올 것을 가지고 유용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르 재단 등의 설립은 문제가 없고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과 같은 취지다.

최씨는 "대통령이 훌륭한 분이고 나라만 위하는 분인데 심적으로 물의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했지만 귀국 여부에 대해서는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있다"며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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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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