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거국내각 '온도차', 진상규명 '한목소리'

2016-10-31 11:03:44 게재

추미애·문재인, 사실상 반대 기류 … 박지원 "박 대통령+여야 3당 대표 회담 제안"

안철수 "외교안보 이양"

김부겸, 거국내각 수용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이 내놓은 이른바 '거국중립내각'을 두고 당과 계파, 의원 개인간 입장이 엇갈린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거국내각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은폐하고 야당을 교란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정국 수습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권을 유린시키고 헌정질서를 교란시킨데 대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거국내각 제안은)야권 흔들기이며 분열 작전"이라며"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의 수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의원총회 참석한 김종인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추미애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야당이 거국내각에 앞서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한 목소리로 주장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등 주류측은 거국내각 자체에 대해 반대기류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하자고 하고 야권인사를 마음대로 징발하는 면피용 국면가리기용 거국내각은 동의하지 않는다"(추미애 대표)거나 " 야당은 바보 아니다. 이용당할 생각 없다"(우상호 원내대표)며 거국내각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대표측 김경수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짝퉁내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덮겠다는 것인가"라며 "새누리당은 거국내각을 주도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에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이)당적을 버리고 국회와 협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시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거국내각을 수용해야 한다는 기류가 상당하다. 주로 비주류측 인사들이 조건부로 수용하거나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오전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야당이 책임있게 거국내각을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의 권력이양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며 "거꾸로 거국내각에서 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책임있게 수사를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해서 세상이 바뀐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고 말했다.

그동안 거국내각을 주장했던 김부겸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들을 함께 만나 거국중립내각 수립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며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당도 조건부 수용 의사를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거국내각의 선결조건은 '최순실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의 눈물 어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리고 제일 먼저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도 "박 대통령은 즉각 황교안 총리를 해임해야 한다"며 "아울러 외교를 포함한 모든 국정 권한을 여야 합의로 뽑은 총리에게 부여한다는 공개 약속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기사]
- 아직도 미련 못 버린 박 대통령
- 최순실 관련자들 대포폰 사용
- 새누리, 대통령 버리고 당 살자는 뜻?
- 여 "당 지도부 사퇴" 연쇄폭발
- '국민 분노' 공감못한 야당
- 박원순 "비상상황, 거국내각 해야"
- 청와대 인사쇄신카드에 '의구심'만
- 이상민 의원, 박 대통령 퇴진 요구
- 친박실세까지 흔든 '진짜실세'
- [최순실 의혹 도대체 어디까지] 연루된 정부기관 수십여곳 … 대기업·금융권까지 번져
- 김재수 장관, 최순실이 발탁했나
- 헌법과 법률도 안 지키는 박 대통령
- 최순실 아버지 최태민, 40년 전 박근혜 앞세워 국정농단
- "주술사, 박 대통령 집어삼켜"
- [외신에 비친 '최순실 게이트'] WP "한국 대통령직 붕괴 위기"
- 전국에서 성난 민심 폭발
-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없이 국민분노 가라앉힐 수 없어"
- 최순실 금융권 외화대출 특혜 논란
- [내일의 눈] 재벌그룹 그저 내라는 돈만 냈나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