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당 지도부 사퇴" 연쇄폭발

2016-10-31 12:04:01 게재

새누리 의원 50명 회동

비박계 21명 성명서 발표

새누리당 '이정현 지도부' 사퇴 여론이 연쇄 폭발했다.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박근혜 대통령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쌓인 결과다.

기존 주류(친박)를 넘어서는 새로운 당내 구심점이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오전 7시30분, 50여명의 새누리 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에 모였다. 김무성, 정병국, 김용태, 황영철 등 비주류(비박) 의원들이 다수를 이룬 가운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만희, 함진규를 비롯해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까지 참석했다.

참석한 의원들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는 거국내각 조성, 당 지도부 사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의원들은 이들 문제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 당지도부 사퇴를 위한 연판장을 돌리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은 "재창당 수준의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당지도부의 인식이 현재 매우 안이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영철 의원은 "현재의 당 지도부가 최순실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국민 앞에 새누리당에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어렵다"며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당지도부 사퇴) 연판장을 돌릴 것"이라며 "오늘 반드시 의총을 원내지도부가 소집해 의원들이 충분히 해법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도 "당지도부는 지금까지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하는 모습이었다"며 "지금 지도부가 거국 내각을 수립해라, 뭘 하라 하는 자체가 이게 국민들이 볼 때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지도부 총사퇴 여론에 대해 "거의 공감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와는 별도로 초·재선, 중진급을 포함한 새누리 의원 21명은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김세연 김영우 이학재 등 21명은 성명서에서 "이번 최순실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며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모든 노력과 책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청와대의 진상규명 협조,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내각 구성 추진을 주장하며 "현 사태를 견제하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당지도부 사퇴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강석호 의원은 "오늘 아침에 많은 의원들이 모임을 가져서 참석을 해봤다"며 "현재 지도부를 가지고 이 사태를 수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여론이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물론 일단은 (의원들에게) '수습이 최우선이다' '(지도부가)자기 자리 연연할 분들이 아니다' 하는 얘기도 나누고 했지만 우리 당도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 지도부는 30일 거국내각제를 박 대통령과 야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당초 이를 요구했던 야당이 거부하고, 청와대 역시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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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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