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1
2025
작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 수준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반도체산업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확대로 2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PS)과 특별성과급을 합쳐 기본급의 15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D램 메모리 사업의 업황 악화로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각각 5%, 29% 감소하면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12~16%로 결정하고, 임원들에게는 양도가 제한되는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등기임원은 성과급의 전액을, 사장은 80%를, 부사장은 70%를 주식으로 받게 된다. 성과급의 목적은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 성과급은 기업이 성과를 달성하면 이익의 일부를 구
01.24
중국 소비자물가(CPI)는 지난해 0.2% 오르는 데 그쳤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0.5%다.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대표적 내구재인 자동차 가격의 경우 연간 5.1%나 하락하면서 할인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중국의 통화목표도 디플레이션 탈피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달간 늘린 총통화(M2) 공급만 14.6%에 이른다. 그래도 기초통화량(M1)을 보면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부동산 침체로 가계 구매력이 하락하고 기업도 투자를 위한 대출을 꺼린 결과다. 유효수요 부족으로 정부 유동성 공급에도 돈맥경화 유동성 공급에도 가계나 기업으로 돈이 흐르지 않은 원인은 유효수요 부족에 있다. 중국 가처분소득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다. 글로벌 평균치인 60%보다 낮다. 미국의 경우 이 비중이 73%다. 미국의 소비율이 70%를 웃도는 이유다. 소득과 소비 사이의 함수관계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
01.23
일본정부는 지난해 12월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최대 전력원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확산, 전기차 보급 등으로 전력사용량의 증가세를 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전력의 탈탄소화에 한층 주력하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2023년 22.9%에서 2040년에 40~50%로 배증하는 한편 원자력을 8.5%에서 20% 정도로 확대하기로 했다. 반면 화력발전 비중은 68.6%에서 30~40% 수준으로 억제된다. 또한 일본정부는 총 에너지 소비량에 관해서는 2023년도의 3억kl에서 2040년 2.6억~2.8억kl로 감축해 온실효과 가스의 2040년 삭감률(2013년 대비)을 73%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화석연료 등의 에너지 소비가 전체적으로 줄지만 발전량은 2023년 9854억kWh에서 2040년 1조1000억~1조2000억kWh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탄소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을
01.22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시대가 열렸다. 8년 전 예상을 깬 당선으로 ‘미국 우선주의’의 파격을 보여줬던 트럼프정부는 1기 당시 중점을 뒀던 미중 전략전쟁에서의 승리를 넘어 이번에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을 미국 내에 구축해 미국을 명실상부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트럼프정부는 빠른 기준금리 인하와 강도 높은 행정부 개혁을 예고한 상태다. 바이든정부가 유지해 온 높은 금리 정책이 미국경제를 짓눌러 왔다고 본 트럼프정부는 출범 전부터도 여러차례에 걸쳐 미 연준에 금리인하 속도를 높일 것을 요구했다. 미 연준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새로운 정부의 입장을 끝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트럼프, ‘미국우선주의 2.0시대’ 선포 한편 일론 머스크가 수장을 맡은 ‘정부효율부(DOGE)’는 규제철폐 행정축소 비용절감을 통해 불필요한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고
01.21
2006년 도입된 실손의료보험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4세대 보험이 등장한 지 채 4년이 지나지 않아 5세대 보험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정책토론회를 통해 진화방향이 제시됐다. 이번에는 보건당국도 비급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그런데 5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으로 그동안의 문제가 해결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비급여 대책이 미흡해서만은 아니다. 진화의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실손의료보험 무용론이 싹트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부담은 커지나 정작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보험료 인상과 비급여 급부의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일부 의료공급자와 소비자의 이해가 결합되어 실손의료보험을 부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비급여 진료 중 일부는 의학적 타당성 측면에서 논란이 큼에도 진료가 많이 행해져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여긴
01.20
새해 들어 글로벌 채권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작년 내내 기준 금리인하를 기대하며 내렸던 주요국 10년 만기 장기 국채금리가 불과 한달 사이 0.5%p 내외로 되올라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작년 9월만 해도 3.6% 수준에 머물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월 중순 현재는 4.7% 안팎을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더 심한 경기둔화 우려로 작년 하반기 중 미국과 달리 금리가 계속 내렸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변화가 관찰된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금리 상승과 함께 오르는 작년과 사뭇 다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 10년물 장기국채금리 상승으로 채권투자자들 위기감 커져 시장금리 상승의 주된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 연준이 2024년 하반기에 시작한 금리인하 속도를 일시적으로 늦추거나 나아가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중 주춤했던 미국경제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특히 실업률은 작년 12월 4.1%로
01.17
경제학자 슘페터는 1942년 출판된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서 혁신이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창조적 파괴인 혁신에는 크게 세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기술혁신인데 경제적 가치 창출·제고를 위해 신기술을 개발·적용하거나 기존기술을 개선·적용한다. 둘째, 사회혁신이다. 사회혁신은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 창출·제고와 환경 교육 불평등 인구문제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주목적으로 한다. 셋째 제도혁신인데, 이는 조직·기관이나 국가의 지배구조나 운영 방식을 변화시켜 운영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한다. 여기에는 조직·기관의 구조·운영방식 개선과 법률 제정·개정, 정책·규제 개선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 ‘창조적 파괴’ 못하고 ‘무모한 파괴’만 창조적 파괴도 있지만 무모한 파괴도 있다. 무모한 파괴(reckless destruction)는 체계적·창의적 대안없이 기존 질서를 무리하게 파괴해 혼란과 후퇴를 초
01.16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도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2024년 슬로건은 '올 온(All On)'으로 AI가 경제 전반에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다이브 인(Dive In)'으로 여러 산업에서 AI에 몰입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AI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기반기술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AI를 활용해 산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샘 알트만의 ‘오픈AI’, 젠슨 황의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기반기술 시대를 개척했듯이 인공지능의 산업적 전환(AX, AI Transformation)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AI 에이전트를 적용한 개인 맞춤형 스마트가전 시대가 열렸고, AI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 및 신약 개발 붐이 일고 있다. AI와 모빌리티가 결합해 주행보조를 넘어 완전자율로 나아가고, 휴머노이드 로봇은 AI를 장착해 사람을 그대로 모사하며 진화하고 있다. AI의 산업적 전환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 치열
01.15
가전정보기술전시회(CES) 2025가 막을 내렸다.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미국 중국 등 선두업체들의 기술적 우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수적 참여는 많았지만 기술선도자 모습은 없었다. 기술적 도약이 숙제로 남았다. 올해 CES의 대표 이벤트는 엔비디아의 재등장, 공식 개막 전야제에 진행된 젠슨 황의 오프닝 키노트가 아닐까 한다. 젠슨은 이번에도 가죽자켓을 입고 등장해 엔비디아의 성장 스토리를 6년 간격으로 설명했다. 1993년 일본 세가의 ‘스트리트 파이터’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 1999년 프로그래밍 그래픽처리장치(GPU), 2006년 쿠다(CUDA), 2012년 알렛스넷까지 마치 계획된 것처럼 혹은 필연적으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라는 식으로, 결과의 당위성을 설명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그는 알렉스넷 이후 인지AI(Perception AI)를 시작으로, 트랜스포머 알고리즘 기반 생성형AI(Generative AI)를 거쳐 에이전트AI(Agentic AI
01.14
2025년 1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백척간두에 서있다. 우선 경제성장의 핵심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1470원을 넘나드는 환율은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고, 내려갈 기약이 없는 시중금리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옥죈다. 대량실업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채용을 작년보다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늘리겠다는 기업의 배 이상이다. 주요그룹들이 긴축경영을 시사하며 희망퇴직을 추진중이다. 내수를 위주로 하는 건설 도소매 제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일자리와 알바마저 말라붙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뒤에는 정부, 기업 및 가계의 과다한 부채가 있다. 이러한 추세는 꽤 오랜 기간 계속될 것이며 당분간 회복은 장담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요약하면 대한민국은 수출감소, 고용절벽, 과부채, 소비위축, 투자감소, 고령화의 쓰나미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형국이다. 생산성 증가 위한 협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이 속에서 대한
01.13
경제적 빈곤은 정치적 불만자들을 낳고, 대체로 포퓰리스트들이 이들을 포섭한다. 1차세계대전 패전 직후 독일이 부담한 과도한 전쟁보상금과 통화증발 과정에서 발생한 초인플레이션은 독일 국민들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히틀러라는 문제적 인물은 이를 자양분으로 해 집권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이후 전개된 세계화의 패배자라고 볼 수 있는 미국·유럽의 제조업 노동자들은 내셔럴리즘의 색채가 강한 포퓰리스트들을 그들의 정치적 대변자로 선택하고 있다. 경제의 파이가 커지지 않으면 공동체 내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물적기반이 약해진다. 한국 경제는 IMF외환위기 때까지의 고성장 시대와 이후 3~6%의 중속 성장의 시간을 지나 이제 1%대 성장이 노멀이 되는 저성장의 초입에 와 있는 듯하다 세대별로 고령층, 지역별로 제조업 기반 도시 경제적 불안 심화 세대별로 봤을 때 한국에서의 경제적 빈자는 고령자층이다.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구매력을 가진 65세 이상 일부 시니어들
01.10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는 내수부진 속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12월 계엄선포와 탄핵정국으로 이어진 정치 리스크에 무안공항 비행기 참사까지 우리 경제를 휘감고 있다. 무엇보다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서는 등 매우 불안정해 경제의 몸통을 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곡물 원유와 같은 상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다 수출도 자본재 수입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기업의 채산성을 급격히 악화시킴으로써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환율급등으로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중단하는 등 경제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또한 환율급등이 외국인들의 국내투자자산 가치를 훼손시켜 주식투매로 이어지는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커진다. 환율급등은 한 나라의 경제위기를 보여주는 핵심 징후이기 때문에 대외신인도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위기 때나 경험할 환율불안 경제 몸통 흔들어 그동안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과 통화스왑을 확
01.09
연말연시 거리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보다는 차가운 한파와 자영업자들의 깊은 한숨으로 가라앉았다. 한때 지역사회의 활력을 책임지던 자영업자들이 연이어 도산하면서 최근 자영업 비율은 20%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간신히 견뎌낸 이들이 다시 한번 내수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 위기는 단지 자영업자의 생계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자영업은 단순히 생업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고령층에게 필수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둥이다. 하지만 최근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농어촌에서는 필수 서비스 공백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식품사막(food desert)’ 현상을 들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은 가까운 상점이 없어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고 있다. 신선한 식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영양 불균형과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01.08
지난해 확정 예정이었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회 보고가 이루어지지 못해 해를 넘겼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의 격랑 속에서 에너지정책이 정치적 싸움에 휘말리는 게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 탈원전, 탈원전폐기 등 정치화·진영화된 에너지정책을 생생하게 목도한 터라 더욱 그렇다. 진영간 대립의 중심에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자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를 밀어붙였다. 그간 에너지정책이 경제성과 수급안정에 치우쳐 안전과 환경을 소홀히 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2022년에 들어서 윤석열정부는 탈원전폐기로 선회했다. 문재인정부가 지나치게 환경에 경도되어 안정적 에너지공급과 원전생태계를 무너뜨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진영논리가 과도하게 포장되거나 자기주장에만 매몰되면서 논쟁이 격화된 측면이 있다. 과도한 진영논리에 매몰돼 정치적 논쟁 격화 탈원전은 이미 박근혜정부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탈원
01.07
일본 기업은 오랫동안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임금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식 고용시스템’을 유지해왔지만 버블경제 붕괴 이후 저출산 고령화와 기계화의 진전, 그리고 신흥국 성장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고용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현재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인사제도와 고용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종합취업전문기관인 주식회사 리크루트는 2023년 3월 기업의 인사담당자 5048명을 대상으로 인사제도와 고용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2024년 4월에 보고서로 발표했다. 인재관리를 주제로 채용 육성 평가 임금 등 인사분야에 대한 조사였다. 보고서는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전직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근로자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는 ‘클로즈드 투 오픈(Closed to Open)’ 같은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인사제도와 고용관행을 개방적이고 다양한 시스템으로 전
01.06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은 1419억달러로 2022년 1292억달러를 넘어 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023년에 비해 무려 43.9%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23년 세계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아 우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기저 효과에 의해 성장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연간 누적 수출액이 처음으로 1400억달러를 넘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2%에 달하는 등 다시 한번 반도체산업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적이다. 2023년 하반기부터 우리 기업들이 감산하면서 메모리반도체 단가가 안정되었고 LPDDR DDR5 HBM 등 고부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선점하면서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반도체 경기는 IT 기기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내부 노력으로 불황을 극복한 것이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관련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
01.03
광복 80주년을 맞는 2025년 새해가 큰 혼란 속에서 문을 열었다. 맨손으로 선진국 진입의 기적을 일으키며 세계의 갈채를 받았던 대한민국이 많은 분야에서 ‘물음표’가 붙는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신흥시장의 모범’으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았던 증권시장의 ‘나 홀로 추락’부터가 심상치 않다. 대표지수인 코스피지수가 지난 한해 동안 10% 가까이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20% 넘게 곤두박질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시가총액 1위)으로 꼽히는 삼성전자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다. 이런 성적표는 주요국 증시와 비교할 때 더욱 참담해진다.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30% 이상 치솟았고 S&P500 지수도 25% 넘게 올랐다. ‘잃어버린 30년’을 헤매던 일본조차 닛케이(日經)지수가 20% 상승했고, 성장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듣는 중국도 상하이지수가 15%가량 올랐다. ‘선진국 진입의 기적’에서 ‘물음표’ 붙은 나라로 전락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01.02
새해는 왔지만 희망찬 활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대립과 공동체 파괴의 독선을 떨쳐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산업 분야의 시급한 현안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합류한 사모펀드 문제를 들 수 있다. 필자가 사모펀드(buyout fund를 지칭)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10년 동안 한국산업의 최대 현안은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이며 그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조직이 바로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한국산업 역동성 회복과 재도약 열쇠 사모펀드는 상장기업이나 비상장기업을 인수해 수년에 걸쳐 기업가치를 높인 후 매각해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여기에서 핵심은 인수 후의 기업가치 제고 활동인데 스웨덴의 영퀴스트(Ljungqvist)가 작년에 발표한 논문 ‘사모펀드의 경제학’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기업가치 제고활동은 주로 자산의 매입·매각과 연관기업 추가 인수에 의한 사업의 재편과 효율화에 집중된다. 사모펀드 발전의 또 다른 기여는 경영자 시
12.31
2024
한해를 마무리할 때 일본 사람들은 고향집에 모여 가족과 친족끼리 회포를 풀고 인사를 나눈다. 새해로 넘어가는 시간대에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를 먹는 건 긴 메밀면을 통해 장수를 기원하고 잘 끊어지는 메밀처럼 지난해의 나쁜 운이 끊어지고 새해 좋은 운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새해 연휴 동안 여성들은 집안일을 하지 않기에 차가운 도시락 요리인 오세치 요리를 먹는데 여기에는 새우가 반드시 들어간다. 새우는 장수를 상징한다. 한국에서야 떡국은 지금도 음력 설날에 먹는 것이지만 일본은 근대화 이후 태양력 기준으로 전통문화를 바꾸었다. 메이지유신 직후인 음력 1872년 11월 29일을 양력으로 1873년 1월 1일로 변경하고 서양과 동일한 시간체계를 세웠다. 음력 칠월칠석 문화를 양력 7월 7일에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본의 불황 30년 견디게 한 ‘편리주의’ 한국의 양력은 어떠했나. 1895년에 고종이 음력 11월 17일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선
12.30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은 12월 27일 종가 기준으로 1966조원, 코스닥 시가총액은 333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당시의 코스피 시가총액 2126조원, 코스닥 시가총액 429조원보다 각각 160조원, 96조원 하락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주가가 상승했던 것을 보면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된 우리의 현실이 더욱 명확해 보인다. 금융투자소득세만 폐지되면 국내 증시가 살아날 듯 부추기던 이익단체나 언론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세수만 줄어 공정과세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금융투자소득세를 전면 백지화하면서 얻은 것은 ‘세수손실’뿐이다. 국세는 ‘응능과세 원칙’에 따라 소득이 증가하거나 자산가치가 상승한 납세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거대 양당이 정치적 입장의 유불리만 따져 국가재정의 근간을 흔들어 놓는 무책임한 결정을 한 결과 자본이득과세를 늦춰 자산불평등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금융투자소득세 세수감소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