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6
2025
2024년은 스타트업 투자환경이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과제를 던져 준 해였다. 잠재적인 미래가치보다 사업성이 확실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초기 스타트업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21.4%로 지난해 28%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AC) 업계는 여러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24년 AC수는 465개로 전년도보다 줄었지만 업계의 질적 성장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였다. AC투자조합의 주목적 투자대상이 3년 이하에서 5년 이하로 조정된 것이다. 이는 초기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변화이다. 올해 스타트업 시장에 대한 전망은 다소 비관적이다. 현재 증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좋은 기업의 주가조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캐피탈(VC)의 투자회수 상황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01.02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 월미도 앞바다에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자리잡았다. 고래 모양의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최초의 국립해양문화시설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매년 실시하는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83.7%)이 대한민국을 ‘해양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비춰보면 수도권 첫 국립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역할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 10명 중 8명 이상(84.9%)이 “해양국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철학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역시 이러한 국민적 인식에 부응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개관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연간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설립 준비 단계에서 추정했던 연간 110만명의 약 두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간 월미도의 방문객이 450만명으로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12.31
2024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일지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편’ 일부 내용이다. 일제침략과 국권찬탈의 고통을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을 김 구 선생이지만 군사력이나 생산자원 등의 '물리적인 힘'보다도 더욱 간절히 바랐던 것이 '무형의 문화적 힘'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도대체 문화가 지닌 힘이란 무엇일까. 지난 10월 10일, 아시아 여성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 강 작가. 이 놀라운 문화적 성과가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한 개인의 문화적 영향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던 종이서적산업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었다. 인쇄·제조업체는 24시간 인쇄기를 가동해도 제작수요를 감당하지 못했으며 도서·출판 관련주도 20~30% 가량 급등했다. 가히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만한 놀라운 '문화의 힘'의 위력이었다. 이처럼 문화는 개개인의 마음을
12.30
인도 뉴델리 외곽의 공장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A사 대표는 “인도는 어려운 시장이지만, 분명히 기회는 있다”며 지금이 진출의 적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곳에서 몸소 느낀 역동적인 에너지와 성장 가능성에 아세안과 인도가 한국의 새로운 기회 시장임을 확신했다. 세계경제는 ‘비욘드 차이나’의 기회를 잡기 위해 아세안과 인도를 주목한다. 아세안 주요국들은 미중경쟁의 심화에 따른 공급망 재편 속에서 첨단산업 육성과 외국인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진출을 촉진하며 최근 7~8%대 고성장을 이끌었다. 20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이자 새로운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중인 이 지역은 우리가 반드시 선점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아세안과 인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주요국들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오랜 진출 역사를 기반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완성차·부품생산을 확
12.26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세계 문명을 바꾼 인터넷이 1969년 11월 미국에서 출현할 당시와 비교하면 인터넷 사용자수가 55억명에 이르는 등 기술의 사회적 지배력에 놀란다. 최근엔 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경쟁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관심이 고조됐다. 미래학자들은 인간의 기계화를 크게 우려하는 중이다. 반면 세계적인 석학이자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AI 열강’에 의한 AI 지배와 AI 식민주의 도래를 경고한다. AI 경쟁의 주요 전장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HW)로 대폭 넓어졌다. 미국은 생성형 AI와 첨단반도체 기술 등을 중국이 확보하지 못하도록 규제 강화조치를 취하고 있다. 메타는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전세계를 잇는 총 4만Km 이상의 해저케이블 구축(W프로젝트)계획을 가동하고 있다. AI가 세계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려든다. 놀라운 것은 기업국가의 가시적 출현이다. 기업국가는 기업의 영향력 아래
12.24
2024년 성탄절을 맞이하는 광주 5.18민주광장. 탄핵정국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거리와 광장에 크리스마스 캐럴송 대신 탄핵 캐럴송이 울려 퍼지고 트리 조명 대신 형형색색 K-팝 아이돌 응원봉이 어둠을 밝히는 거대한 빛이 되었다. 오월 영령들이 지켜냈던 5.18 항쟁의 자리에 미래세대가 다시 섰다. 미래세대가 중심에 선 탄핵 집회 올겨울 광주는 민주주의 뿌리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한 강 작가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왔다.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은 외부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도 연대의 힘으로 똘똘 뭉쳐 계엄군의 총칼에 당당히 맞섰고, 그 승리의 유산이 2024년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이 되었다.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에 맞서 우리 국민들은 강한 연대로 결집했고 비상계엄 해제, 탄핵안 가결을 이루어내며 헌정질서 파괴자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고 있다. 탄핵집회 참여자를 위한 카페와 식당의 선결제 행렬은 5.18 당시 우리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나
12.23
지금 세대에겐 공기처럼 당연한 민주주의와 평화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많은 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1961년부터 지냈던 동교동 사저는 그저 ‘집’이 아니다. 이곳은 민주화 투쟁의 전략이 논의되고 역사적인 결단이 내려졌던 공간이며, 파란만장한 정치 역경 속에서도 고 김 대통령이 지켜왔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적 현장이다. 세계 각국도 자국의 지도자 관련 유산을 그대로 보존해 이를 자긍심을 높이는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도서관과 조지 워싱턴의 마운트 버넌 저택, 토머스 제퍼슨의 몬티첼로는 당시 미국의 정치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프랑스 역시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생가를 보존해 독립운동과 국가 재건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이는 지도자 관련 유산이 특정 지역이나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가적 유산으로 존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주의와 평화라는 상
12.19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하로 제한하자는 2015년 12월 파리협정이 발효된 지 어느덧 10년을 앞두고 있지만 기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 전세계가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에너지 빈곤이라는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에 직면한 가운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 달하는 경제구조와 약 60개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중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탄소 전원으로의 에너지 대전환 필수적 이러한 딜레마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설정,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CHPS), 천연가스 용량시장입찰 시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인 에너지 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책개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 등 다양한 대책과 노력을 국가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약 32%를 점유하고 있는 발전부
12.18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지난 2022년 1월 27일 시행돼 곧 3년을 맞이한다. 이법은 입법 초기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고 현재까지도 여러 평가가 오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에게 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법적 의무는 안전보건확보의무(동법 제4조 및 제5조)이고, 이는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및 제5조로 구체화 되어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느끼기에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사업장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요구되는 의무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이행하여야 하는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인식하고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영책임자의 '책임기준' 문제 그러나 문제는 법 시행 만 3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경영책임자가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 실제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무혐의 또는 무죄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하려는 경영책임자 입장에서는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노력해서 달성하면 실제 중
12.17
전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전기는 발전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실제로 화력발전소에서 열원으로 투입되는 석탄과 LNG를 연소하는 동안에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음료를 섭취하려면 원유를 가공해 PET병을 만들고 PET병에 담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음료는 냉장고에 보관된 후에 필요할 때 섭취하고, 섭취한 후에 PET병은 재활용품으로 버려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전기가 없으면 가동되지 않는다. 실제 식품류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약 50%, 자동차를 구성하는 철판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60% 이상, 의류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40% 이상이 전기가 원인이다. 내후년 EU 수출 6개품목 인정서 구매해야 2015년 12월 국제사회는 우리 인류의 미래위기 요인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중립을 실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산업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12.16
기후변화와 잦은 극한 기상 현상으로 강수량 변동성이 심해져 특정 계절에 물 부족 위기가 빈번해지면서 지하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하수는 전세계 액체 상태 담수 부존량의 약 98% 내외를 차지한다. 활용 가능한 양으로만 추산해도 지하수는 강이나 호수 등 표층 담수보다 더 풍부한 자원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그 가치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관정 규모에 따라 재신고 등 관리 강화해야 지하수는 법적으로 강이나 하천과 같은 공공수역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대부분 토지에 속하는 자원으로 인식된다. 이는 토지 소유자의 사용 권리가 상당 부분 보장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하수는 특정 지점에서 과도하게 추출하면 주변 지하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양적 고갈과 수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 온양과 유성 온천 지역에서는 온천수 취수 경쟁으로 지하수위가 수백 미터까지 낮아졌다. 결국 공동 개발 및 비용 분담을 통한 공적 관리 체계를 도입하게 됐다. 이는 지하수
대한민국은 지금 정파의 소용돌이 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에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사회·경제·외교 전반에 걸쳐 변화와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깊은 성찰의 순간에 놓였다. 탄핵정국에서 무너진 것은 한사람의 권력과 정치 세력의 기세만이 아니다. 그 붕괴는 오랫동안 쌓여온 불신과 분열, 비합리적 중앙집중 구조, 그리고 기득권에 안주하던 관행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거대한 균열의 순간이기도 하다. 통합 대구경북 지원 약속 차질빚을지 우려 이 위기 상황은 ‘어떻게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치·행정체계를 구축할 것인가’라는 무거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그 해답은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온당하게 분산하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특성과 자원을 활용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방의 발전과 성숙한 분권이 곧 국가 전체 위기상황을 더 탄력적이고 회복력 있는 구조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
12.12
살아오면서 제자나 후배들에게 자주 했던 말 중 하나가 ‘전화위복(轉禍爲福)’ ‘새옹지마(塞翁之馬)’이다. 근심·걱정하던 일이 뜻밖에 잘 풀려 오히려 성과를 내기도 하고, 좋은 일로만 생각했는데 나쁜 결과가 나오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었다. 삶이 전화위복 새옹지마를 증명하는 과정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이승만독재 항거한 힘은 자유민주교육 나라 안팎이 어지럽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로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가 놀랐다. 이를 주도한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치열한 정쟁이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 먹고 살기에도 벅찬 국민이 위정자들 때문에 더 힘든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막막한 현실이다. 더구나 청년·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서거나 집단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있으니 기성세대, 특히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만저만한 걱정이 아니다. 1945년 일제로 부터 해방을 맞아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됨으로써 대한민국 학령기 아이들은 비로소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12.11
지난 9월 23일 ‘DMZ평화의길’이 열리면서 우리나라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인 ‘코리아둘레길’ 전구간이 15년 만에 개통되었다. 2009년 조성을 시작한 코리아둘레길은 동해의 해파랑길(2016)을 시작으로 남해의 남파랑길(2020), 서해의 서해랑길(2022)에 이어 마지막 구간인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이 개통되면서 한반도 가장자리를 잇는 총 4500㎞의 걷기여행길이 완성된 것이다. 15년 만에 전 구간 개통된 ‘코리아둘레길’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며, 함께 걷는 길’을 비전으로 탄생한 코리아둘레길은 3면의 독특한 해안 경관과 주요 도시,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DMZ 접경지역을 체험하며 걸을 수 있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여행길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명 걷기길과 경쟁해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관광자원과 걷기여행 명소로 발전할 수 있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것이다. 코리아둘레길은 10개 광역지자체와 78개 기초지자체를
12.10
안팎으로 어려운 시기다. 그래도 중소벤처기업들은 내년 신년계획을 세워야 한다. 신년의 목표를 세우기에 앞서서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직무몰입’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50%가 자신의 직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직무몰입의 필요성은 우선 고려되어야 할 사항임에 틀림이 없다. 직장인 50% ‘직무몰입’ 못해 필자가 경험한 어느 회사의 사례를 가지고 이 문제를 접근해 보고자 한다. 성남에 있는 조그만 의료장비 기업인 성남테크(가명)라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200명 정도 되는 중소기업이었다. 직원들의 퇴사율 때문에 인사부서와 경영진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기존의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 들어온 신입직원들도 정착을 못하고 회사를 나가기가 다반사였다. 퇴사하는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 이직의 사유는 ①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②주먹구구식 조직운영 ③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리후생 순이었다. 필자는 우선 ①에 무게중심을 두고
12.09
뭉쳐야 산다. 일본의 간사이 광역연합이 좋은 사례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도쿄 중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다. 오랜 논의 끝에 도쿄 일극주의 해소와 지방 살리기 차원에서 2010년 간사이 광역연합을 발족했다. 오사카와 교토, 고베 등 간사이 지역 6개 광역지자체가 참여했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각각 연합위원회와 연합의회를 두고 사무국이 실무를 맡는다. 관광·문화·스포츠 진흥은 물론 의료 환경보전 방재 자격시험·면허 등 7개 사무를 협력하고 재해가 발생하면 참여 지자체가 공동으로 대응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역연합도 특별지자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슈투트가르트와 인접 5개 광역지자체, 179개 기초지자체가 참여한다. 슈투트가르트 지역연합의 가장 큰 차별성은 독자성과 자율성이다. 별도의 연합의회를 구성하고 의원은 지역 주민이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집행부에 5개 행정 부서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한다. 지역연합에 참여하는 자치단체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12.05
지난달 말 기상관측 이래 11월 최대 폭설로 농가와 비닐하우스, 축사 등 농업분야의 피해가 잇따랐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한 지 두달 만이다. 기후위기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돌이킬 수 없을 때까지 간 뒤에야, 뒤늦은 후회를 할 것이 예상되는데도 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을 사자성어로 ‘망우보양(亡牛補牢)’이라고 한다. 어떤 일을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기후위기 속에서 식량안보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이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이미 전세계가 봉쇄되는 경험을 했다. 외국에 식량이 아무리 많이 쌓여있어도 배나 비행기가 이동하지 않으면 곡식 한줌 가지고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식량위기가 심화하기 전에 코로나19는 종식됐지만 언제 또 예상치 못한 재난이 국경을 막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식량안보
12.04
지난 5월 한국오가논은 마라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진행하면서 여성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다. 많은 여성들이 여성건강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체감했던 계기였다. 사회적으로 연일 저출산 이슈가 거론되었지만 여성의 가임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나이를 만 35세가 아닌 40세 이후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여성건강 연구와 치료법 여전히 부족 여성은 생애 전반에 걸쳐 월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이러한 변화는 신체에 많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질병에서도 남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여성건강은 분절된 이벤트로 접근하기보다 전 생애주기적 관점의 연속선상에서 바라보고 삶의 단계에 따른 건강 이슈에 선제적이고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은 가족계획과 출산의 주체이자 핵심 경제활동 인구로서도 중추적 역
12.03
대한민국 고속철도는 2004년 4월 1일 경부고속철도 1단계(서울역~동대구역) 개통으로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경부선 298.2km, 호남선 183.8km, 수도권 구간 61.1km를 포함한 총 643.1km에서 118대의 KTX 차량이 최고시속 300km 속도로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다. 1989년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고속철도의 도입은 대한민국 전역을 ‘하루 생활권’으로 바꾸며 사회·경제·문화적 대전환을 가져왔다. 시속 300km의 고속철도 안전 운행의 핵심은 숙련된 기관사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열차제어시스템이라는 첨단기술에 있다. 열차제어시스템은 앞뒤 열차 간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기관사에게 최적의 운행속도를 제공해 열차의 안전운행을 보증하는 철도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다. KTCS-2 개발 국산화 표준화 토대 마련 프랑스 TGV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한 대한민국 고속철도는 차량을 포함한 대부분의 고속철도 시스템을 국산화했지만 열차제어시스템의 국산화 과정은
12.02
서울이 117년만의 기록적인 폭설에 갇힌 지난달 27일, 찬바람 부는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이 하나 들어섰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연내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평소 합리적 온건주의자로 평가받아온 박 시장이 천막농성이라는 강경한 방법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특별법 제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특별법 제정 절박한 부산시장의 천막농성 지금 대한민국은 잠재 성장률 저하와 초저출생, 지역간 격차심화 등 중대한 위기들에 직면해 있다. 이 모든 재앙의 근본적 원인은 결국 수도권 일극주의다. 매일 아침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수도권 사람들은 초저출생이라는 말이 남의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국의 청년들을 모조리 흡수하는 서울의 출생률이 0.55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낮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가장 두렵고, 명확한 지표다. 이제는 더 이상 탁상공론과 지역 나눠주기 식의 균형발전 논리를 믿고 앉아